‘롯데 복귀’ 김민성 “김태형 감독님, 날 막 다뤄주셨으면”

  • 뉴시스
  • 입력 2024년 1월 27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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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FA 계약 후 롯데로…“고참으로 무거운 책임감 느껴”
“서운한 팬 마음 당연…나도 인정받도록 열심히 뛸 것”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6)이 돌고 돌아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다.

김민성은 2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신인 시절 롯데에서 여러 선배들과 구단 직원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이제는 고참으로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가야할 것 같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2023시즌 뒤 생애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민성은 두 달 넘게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날 원 소속팀 LG와 2+1년 총액 9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5억원, 옵션 2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곧바로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됐다. 롯데는 김민성을 데려오면서 내야수 김민수(26)를 LG로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김민성은 2007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아 프로에 뛰어들었다. 2010년 넥센으로 트레이드 되며 떠났던 팀을 14년 만에 찾아간다.

공교롭게도 김민성은 2019년 첫 번째 FA 시장에 나섰을 때도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당시에도 오랫동안 FA 시장에 남아있다 원소속 팀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 후 LG로 트레이드됐다.

한 번 경험하기도 힘든 사인 앤드 트레이드(계약 후 트레이드)를 두 번이나 겪은 김민성은 “아주 파란만장한 것 같다”며 복잡했던 마음을 드러냈다. “마음고생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한 시간들도 나중엔 분명히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번 FA 시장이 개장했을 때만 해도 김민성은 LG 잔류가 유력했다. 지난해 LG에서 프로 입성 후 처음으로 우승 감격을 누린 만큼 김민성도 팀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LG와 협상에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결국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방향을 틀었다. 롯데는 여전히 기량을 갖추고 있는 김민성을 적극적으로 원했다. 김민성과 롯데가 연봉 협상을 하고, 롯데와 LG는 트레이드 카드를 맞추면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김민성은 “이전까지 LG와 계약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롯데에서는 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더 얻을 수 있었다”며 “롯데 (박준혁) 단장님께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내가 필요하다고 해주셨다. 사실 선수로서 LG에서는 백업을 해야 하는데, 롯데에서는 더 많은 경기에 나갔으면 하시더라. 또 고참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를 많이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에서도 양해를 해주셔서 잘 진행될 수 있었다”고 보탰다.

롯데는 주전 내야수였던 한동희가 상무야구단에 지원해 시즌 중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공격과 수비에서 김민성의 역할은 더 커지게 된다.

롯데를 지휘하는 김태형 감독에게는 문자로 환영 인사를 받았다. 김민성은 “감독님께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제가 잘 부탁드린다’고 답했더니 ‘내가 잘 부탁해야지’라고 하셨다”고 웃으며 “‘제가 잘하겠습니다’하고 캠프 때 뵙기로 했다”고 말했다.

어느덧 프로 18년차, 새롭게 팀에 합류하지만 고참으로 팀의 가교역할에도 신경을 쓸 생각이다.

“감독님께서 나를 막 다뤄주셨으면 좋겠다”는 김민성은 “내가 감독님,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잘하면 어린 선수들도 더 편하게 야구를 하고, 팀도 잘될 것 같다”고 책임감을 드러냈다.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팀에서 ‘황혼기’까지 보내게 됐다.

그는 “롯데 팬들이 나와 트레이드된 김민수 선수를 많이 생각하실 것 같다. (김민수가 떠나) 서운해 하시는 것도 당연하다”며 “나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캠프 준비를 잘하고, 팀이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롯데로 와 기분 좋게 선수 생활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팬들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민성은 지난해 LG 내야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며 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힘을 받은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1992년 이후 정상에 서지 못한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우승에 목 말라있다.

김민성은 “좋은 기운을 롯데 선수들에게 전파해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다”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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