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에서 인도네시아의 사상 첫 16강을 이끈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54)은 호주와의 16강전을 앞두고 열린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승리할 확률은 30% 정도 된다”면서도 “한국과 8강전에서 만날지 모른다는 사실은 내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8일 오후 8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16강 첫 경기다.
양 팀의 경기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46위로, 이번 대회 16강 진출국 중 가장 낮다. 우승 후보인 호주는 25위로 일본(17위), 이란(21위), 한국(23위)에 이어 네 번째로 높다. 호주는 조별리그 B조에서 2승 1무(승점 7)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인도네시아는 D조 3위(1승 2패·승점 3)로 16강행 막차를 탔다. 인도네시아는 16강 진출국 중 골 득실 차가 ‘마이너스(-3)’인 유일한 팀이다.
하지만 신 감독의 ‘경륜’은 팽팽한 승부를 기대해보게 할만한 요소 중 하나다. 신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절대 열세’라는 평가에도 당시 FIFA 랭킹 1위 독일을 조별리그에서 2-0으로 꺾었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마지막을 호주 A리그 퀸즐랜드(현 브리즈번)에서 보냈다. 이 팀에서 코치로도 4년을 일했다. 신 감독은 “내가 있을 때보다 호주 축구가 훨씬 좋아졌다. 호주가 어떤 축구를 하는지, 기본 색깔은 안다. 호주도 분명 약점이 있다. 그런 부분을 찾아 공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이기면 한국-사우디아라비아 승자와 8강에서 만난다.
인도네시아는 27일 오후 도하 알 에글라 훈련센터에서 팀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경쾌한 음악이 나오는 가운데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국민이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이끌던 러시아 월드컵 당시 팬들의 비난과 환호를 동시에 경험한 당사자로, 아시안컵 16강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을 향한 애정도 보였다. 신 감독은 “팬들이 선수들을 믿고 ‘악성 댓글’보다는 응원 메시지를 많이 보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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