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3일 호주와의 아시안컵 8강전 승리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검지를 펴 보이면서 이렇게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자 진행자가 회견을 마무리하려는 순간이었다. 손흥민과 눈이 맞은 진행자는 기자회견 종료 선언을 잠시 늦췄다.
손흥민은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은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며 “경기를 뛰지 못하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엔트리 26명 가운데 무릎인대 파열 부상으로 대회 도중 귀국한 골키퍼 김승규를 제외하고 25명이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호주와의 8강전에는 선발 라인업 11명과 교체로 투입된 6명까지 모두 17명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골키퍼 송범근과 수비수 김주성 김지수 김진수 이기제, 미드필더 문선민 이순민 정우영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캡틴 손흥민의 기자회견 마지막 발언은 호주전 종료를 알리는 심판 휘슬이 울리자 누구보다 기뻐하며 그라운드로 달려 나온 이들을 위한 것이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부진한 대표팀 일부 선수를 향해 팬들이 심한 비난을 쏟아내자 “선수를 흔들지 말고 보호해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도 가족과 동료가 있다”며 주장으로서 당부하기도 했다. 아시안컵이 열리고 있는 카타르 현지에서 취재 중인 일본 기자들도 손흥민의 ‘캡틴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 대표팀에는 손흥민처럼 팀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드는 리더가 없다는 걸 아쉬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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