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은 광주” 이범호…한화에서 출발했으나 우승·은퇴식·감독까지 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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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2월 14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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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KIA타이거즈 신임감독. 2019.7.21. 뉴스1
이범호 KIA타이거즈 신임감독. 2019.7.21. 뉴스1
“제2의 고향은 광주지.”

KIA 타이거즈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이범호(43)는 최근 김태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대구가 고향인 이 감독은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제2의 고향으로 대전 아닌 광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 돌아왔을 때 기회를 준 곳”이라며 “여기서 우승도 해보고 아이들도 이곳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00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이범호는 일본에 진출하기 전인 2009년까지 대전에서만 활약했다. 한화에서 10년간 1129경기를 뛰며 타율 2할6푼5리(3465타수 917안타) 160홈런 526타점 OSP .821을 기록하며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두 번이나 받으며 영광의 시간을 보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범호가 한화의 원클럽맨으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해외에 진출하는 선수들은 보통 한국으로 복귀할 때 원소속팀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범호는 1년만에 한국 야구에 복귀하면서 한화가 아닌 KIA로 향했다. 당시 한대화 한화 감독은 이범호를 강력히 원했지만 ‘짠돌이’ 구단이었던 한화가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범호는 마음의 상처만 안은 채 적극적으로 오퍼를 보냈던 KIA와 계약했다. 이는 해외파 선수가 국내로 복귀하면서 원소속팀이 아닌 타팀으로 이적한 첫 사례가 됐다.

당시 상처를 안고 친정팀을 떠난 이범호지만 훗날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친정팀을 떠난 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회상했다.

KIA에 합류한 뒤 이범호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그 결과 2015시즌이 끝나고 KIA와 FA 계약까지 맺으며 2017년 주장으로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이에 2019년 구단에서 타 팀 출신인 그를 위해 성대한 은퇴식까지 열어줬다.

이범호는 KIA에서 9년간 881경기를 출장해 타율 2할7푼9리169홈런 601타점 OPS .878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은퇴를 하고도 KIA와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KIA는 이범호를 팀의 레전드로 대우하며 지도자 연수까지 보내줬다. 이후 이범호는 2021년 2군 총괄코치를 시작으로 2022년부터 1군 타격코치를 역임하며 지도자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같은 기간 KIA는 2년 연속 타격 지표 상위권에 올랐다.

은퇴 후 지도자까지 제2의 고향인 KIA에서 활약한 이범호는 이번에 감독직에까지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KIA의 레전드로 자리잡게 됐다.

이범호는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갑작스레 감독을 맡게 돼 걱정도 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차근차근 팀을 꾸려 나가도록 하겠다”며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자신들의 야구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KIA 감독으로서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이어 “구단과 팬이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초보 감독이 아닌 KIA 타이거즈 감독으로서 주어진 임기 내 반드시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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