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1군 지휘…KIA 2군 감독·타격코치 거쳐
“‘젊은 감독은 시기가 아니다’는 말 없게 노력할 것”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신임 감독은 1군에서 팀을 지휘한 경험이 없는 초보 사령탑이지만 자신감은 누구 못지않다. 수년간 선수단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그 누구보다 팀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KIA는 지난 13일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 9억원에 계약했다.
수장으로 팀을 이끌게 된 이범호 감독은 14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선수들이 ‘감독님’이라고 하면 뭔가 기분이 이상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틀 동안 스프링캠프 선봉에 서서 팀을 지휘한 소감을 묻자 이 감독은 “선수들 표정이 밝았다. 이 부분이 긍정적이다. 그라운드에서 즐겁게 야구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선수들과 예전부터 교감하고 있어서 잘 지내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지원하고 격려하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KIA는 내부 승격과 외부 영입을 놓고 고심한 끝에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예상치 못한 승격 소식에 이 감독은 “감독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직 나이가 젊고 팀 상황을 생각하면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감사하게도 선택해 주셨다. 보답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1981년생인 이 감독은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다. 새 시대의 문을 연 이 감독은 KBO리그 현역 최고령인 1982년생 추신수(SSG 랜더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김강민(한화 이글스)보다 고작 한 살 많다. KIA 선수 최고참인 1983년생 최형우와는 불과 두 살 차이다.
“최연소 감독인 걸 말씀을 해주셔서 알게 됐다”고 말한 이 감독은 “나로 인해 ‘젊은 감독은 아직 시기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내가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019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이 감독은 KIA에서 4년 동안 퓨처스(2군) 감독, 1군 타격코치, 스카우트를 맡으면서 선수들과 호흡했다. 그러나 처음으로 1군 선수단을 지휘하는 이 감독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이에 이 감독은 “경험이 없는 점을 걱정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누구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군 감독, 1군 타격코치를 하면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많이 봤다. 2군에서 감독을 맡을 때 많은 것을 느꼈고, 공부가 됐다. 팀을 운영하는 것도 경험했다. 자신감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내 옆에 좋은 코치님들도 많다. 함께 상의하면서 어려운 점들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다.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