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타석에 등장하자 큰 환호성이 터졌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야구팬은 오타니에게 한 방을 기대했지만, 그는 삼진 두 개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오타니는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스페셜 매치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일본 대표팀 소속으로 참가한 2012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서 경기를 뛴 오타니는 자신을 응원한 팬에게 안타, 홈런 등을 선물하지 못했다.
이 경기의 최대 관심은 ‘슈퍼스타’ 오타니의 선발 출전 여부였는데,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사흘 뒤 펼쳐지는 서울시리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대비해 오타니 포함 주축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로, 지난해 말 계약기간 10년에 총액 7억 달러(약 9324억 원)의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대우를 받고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투타를 겸업하는 오타니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이 때문에 올 시즌은 타자로만 뛸 예정이다.
타격에만 집중하는 오타니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타율 0.500(22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 5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486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이날은 오타니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KBO리그 평균자책점 4위(2.65)에 오른 아리엘 후라도를 상대로 2연속 삼진을 당했다. 후라도의 공을 세 차례 배트에 맞혔지만 모두 파울에 그쳤다.
1회초 1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선 오타니는 파울 2개로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다. 이어 볼 2개를 골라냈지만, 후라도의 높은 91.8마일(약 147.7㎞) 싱커에 배트를 헛돌렸다.
다저스 타선이 초반부터 폭발하면서 오타니의 다음 타석도 빨리 찾아왔다. 오타니는 팀이 3-0으로 앞선 2회초 1사 1, 3루에서 다시 후라도를 상대했다.
오타니는 1볼 2스트라이크에서 후라도의 높은 5구째 91.2마일 직구(약 146.8㎞)에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배트를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공은 배트에 맞지 않았고 삼진 아웃됐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에 앞서 “오타니가 두 타석만 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정대로 오타니는 4회초 세 번째 타석 때 대타 헌터 페두치아와 교체, 이날 경기를 마쳤다.
비록 두 번 삼진을 당했지만, 오타니가 국내에서 경기에 뛴 것만으로도 의미가 컸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통해 오타니의 열렬한 팬이 됐다는 영준 씨는 “서울시리즈 입장권 예매에 실패했지만, 오타니를 볼 수 있을까 싶어 스페셜 매치 입장권이라도 구매했다. 오늘 선발 출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정말 기뻤다. 아쉽게도 기대한 홈런을 치진 못했지만, 오타니의 타격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