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달리기를 하다 보니 최근 몇 년간 권태기가 왔는데, 오늘 우승이 이를 극복하게 해줄 것 같아요.”
17일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 마스터스 부문 여자부에서 2시간52분43초의 기록으로 1위를 한 홍서린 씨(45·사진)는 우승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학창 시절부터 70kg대 몸무게였던 홍 씨는 직장인이 된 2005년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한 달리기는 어느덧 일상이 됐고, 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홍 씨는 “오늘 대회에서는 실력자로 소문난 분들과 함께 뛰었는데, 레이스 중반 이후부터 이분들을 한 명씩 제치다 보니 ‘오늘 잘하면 우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최근 달리기 컨디션이 좋지 않아 ‘2시간57분대에만 들어오자’ 하고 마음을 비운 게 우승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씨는 이날 우승한 뒤 제자들이 떠올랐다고 한다. 인천의 한 고교 과학 교사로 재직 중인 그는 “학생들에게 달리기가 건강에 좋다는 정도만 말하고 내가 달리기를 하고 있다는 건 알리지 않았다”면서 “학교에선 늘 ‘과학’만 강조하는 선생님인데 갑자기 마라톤 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얘기하면 아이들이 놀랄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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