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1루수 최주환은 17일 안방구장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매치(연습경기)를 앞두고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오타니가 출루하면 짧게나마 대화할 기회가 생길 터였다. 오타니와의 만남은 모든 선수들이 기대하는 바였다. 하지만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가 2차례의 타석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최주환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관중의 박수와 함성 속에 키움 선발투수 후라도를 상대로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높은 싱커(시속 148km)를 헛치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는 2회 1사 1, 3루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도 5구째 높은 패스트볼(시속 147km)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4회초 공격 때 대타로 교체됐다. 2018, 2019년 텍사스에 몸담았던 후라도는 MLB에서도 오타니를 상대로 22타수 4피안타(피안타율 0.182) 6탈삼진으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오타니의 부진과 별개로 다저스 타선은 불을 뿜었다. 20, 21일 같은 구장에서 샌디에이고와 2024 MLB 개막 2연전(서울시리즈)을 치르는 다저스는 이날 베스트 라인업으로 키움을 상대했다. 3번 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1회 선제 솔로 홈런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1타점, 8번 타자 제이슨 헤이워드도 5타수 3안타 4타점을 기록하면서 다저스는 키움을 14-3으로 크게 이겼다.
키움은 5회부터 손현기와 주승우, 김윤하, 김연주, 전준표 등 신인급 투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경험을 쌓게 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마무리 투수 조상우도 9회 등판해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최주환이 4회말 좌전 적시타를 쳤고, 송성문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1, 3루 응원석에서는 한국프로야구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치어리더들이 활기찬 율동으로 응원을 유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치어리더들이 끝까지 응원하더라. 치어리더들이 주도하는 응원은 MLB에 없는 문화라 신선했다”고 말했다. 가장 싼 표가 6만 원이었던 이날 경기엔 1만4671명의 관중이 입장해 매진(1만8000석)을 이루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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