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1000m 선두 달리다 넘어져
전날 1500m서도 황대헌에 밀려
남자 대표팀, 세계선수권 ‘노 골드’
中 귀화 린샤오쥔은 3관왕 올라
황대헌(25)이 박지원(28)을 또 넘어뜨렸다. 이틀 연속이자 올 시즌 세 번째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1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선에 나란히 출전했다. 세 바퀴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황대헌이 맨 앞으로 치고 나왔다. 곧이어 이 종목 ‘디펜딩 챔피언’ 박지원이 인코스 추월에 성공했다. 그 직후 선두 자리를 되찾으려던 황대헌이 왼손으로 박지원을 밀쳤다. 균형을 잃은 박지원은 펜스까지 밀려갔다. 레이스 종료 후 심판진은 황대헌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다.
박지원은 “잡아당겨지는 느낌이 들었고 몸을 주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펜스에 부딪혔고 몸에 큰 충격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또렷하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황대헌은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전날 1500m 결선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역시 결승선까지 세 바퀴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2위로 달리던 황대헌이 인코스 추월 과정에서 선두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낸 것. 박지원이 최하위로 밀려난 사이 황대헌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최종 결과는 페널티 처분이었다.
황대헌은 지난해 10월 21일 열린 2023∼2024시즌 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선에서도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쳐 옐로카드를 받은 적이 있다. 박지원은 이번 시즌 특정 선수와 일명 ‘팀 킬’로 얽힌 데 대해 “제가 말씀드릴 부분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인 황대헌은 휴식 등을 이유로 지난 시즌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후 박지원이 지난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 올랐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세계선수권에서도 2관왕(1000, 1500m)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도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한 박지원은 세계선수권을 통해 또 한 번 ‘화려한 피날레’를 꿈꿨다. 하지만 1000m 결선이 끝나고 열린 5000m 남자 계주 결선에서도 한국 대표팀이 은메달에 그치면서 ‘노 골드’로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박지원은 1000m 결선 충격 여파로 계주 결선에 출전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 대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28)은 남자 500m, 혼성 3000m 계주에 이어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3관왕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2019년 세계선수권까지 한국 남자 간판 선수였던 린샤오쥔은 성추행 문제로 황대헌과 법정 싸움까지 가는 갈등을 빚은 끝에 결국 중국 귀화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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