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전에 나서는 ‘황선홍호’가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는다. 임시 사령탑인 황선홍 감독에게도 태극전사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경기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어 대표팀은 26일 태국 방콕으로 넘어가 다시 격돌한다. 현재 한국은 B조에서 2연승(승점 6)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태국은 1승1패(승점 3)로 2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이 22위, 태국이 10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객관적 전력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30승7무8패로 크게 앞선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 분위기가 여러모로 좋지 않아 우려의 시선이 많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황새’ 황선홍 감독의 부담이 꽤 크다.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며 2024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던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에 3월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다.
부진한 경기력과 선수단 관리 실패 등을 이유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전격 경질됐고, 대한축구협회는 고심 끝에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3월 A매치 2연전을 맡기기로 했다.
당장 4월에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앞둔 황 감독에게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으나 그는 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울러 황 감독은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상대로 마찰을 빚어 ‘하극상’이라는 비난까지 받았던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전격적으로 발탁,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는 “운동장에서 벌어진 일은 운동장에서 풀어야 한다”며 도망치지 않고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어려운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 안팎의 관심이 크다. 만약 대표팀이 3월 태국과의 2연전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차기 A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인 황 감독 입장에서는 플러스가 될 수 있겠지만,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선수들에게도 이번 2연전은 남다르다. 당연히 ‘승리’라는 결과와 함께 최근 대표팀을 향한 우려와 비판이 많았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이강인이 영국 런던을 찾아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하며 논란이 일단락됐으나 아직까지도 여론은 썩 좋지 않다. 이강인은 20일 훈련을 앞두고 국민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대표팀 내 잡음은 손흥민-이강인 마찰에서 끝난 게 아니다. 일부 협회 관계자와 선수들이 아시안컵을 앞두고 돈을 걸고 카드 게임을 했던 것이 드러났다. 결국 협회 관계자는 직위 해제됐다. 아울러 협회 관계자가 아시안컵 기간 내 선수단 유니폼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협회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최근 대표팀을 향한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태국전을 앞둔 대표팀은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내부 결속에 집중하고 있다. 18일 첫 소집에도 황 감독만이 취재진 앞에 섰고, 19일에는 이례적으로 비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황선홍호에 발탁된 새 얼굴과 오랜만에 다시 합류한 태극전사들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다.
K리그1 울산 HD의 공격수인 주민규는 33세 333일의 역대 최고령 나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태국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조규성(미트윌란) 외에 이렇다 할 대체자가 부족했던 공격진에 주민규가 새 해결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정호연(광주), 이명재(울산)가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도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2022 카타르 월드컵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조유민(샤르자), 김문환(알두하일), 백승호(버밍엄 시티)도 모처럼 합류한 자원들이다.
클린스만 감독 시절 호출을 받지 못했던 새 얼굴들이 태국과의 2연전을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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