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에 5-2 짜릿한 역전승
베츠-프리먼-마차도 등 총출격
만원 관중 별들의 야구쇼에 환호
박찬호 시구, 김하성이 받아
박찬호(51)는 1994년 4월 9일 당시 LA 다저스 소속으로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섰다. 그로부터 30년 뒤 박찬호는 다시 한번 역사적인 마운드에 올랐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2024시즌 MLB 개막전(서울시리즈)이 그 무대였다. 박찬호의 왼손엔 30년 전 MLB 데뷔전에서 사용한 글러브가 끼워져 있었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PADRES)와 다저스(Dodgers) 유니폼이 반씩 섞인 ‘PADgers’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는 그의 프로 데뷔 팀이자 전성기를 보낸 곳이다. 2005∼2006년 샌디에이고에서 뛴 그는 현재 샌디에이고의 특별고문을 맡고 있다.
박찬호의 공을 받는 시포자로는 지난 시즌 MLB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샌디에이고 유격수 김하성이 나섰다. MLB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 기록(124승)을 갖고 있는 박찬호는 선수 시절 역동적인 폼 그대로 강속구를 던진 뒤 김하성과 포옹했다. 박찬호는 “오늘 경기는 누가 이기는지 중요하지 않다. 한국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MLB 공식전이자 미국 밖에서 열린 9번째 MLB 정규리그 개막전이었다. 경기는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일본)의 첫 투구로 시작됐다. 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다저스), 김하성,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산더르 보하르츠(이상 샌디에이고) 등이 출전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MLB 전체 30개 팀 중 각각 관중 수 1, 2위를 기록한 인기 구단이다. 지난해까지 한국프로야구 LG에서 뛰다 올해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투수 고우석은 이날 경기 출전 엔트리 26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MLB를 주름잡았던 김병현, 켄 그리피 주니어, C C 사바시아 등 왕년의 스타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마쓰자카 다이스케, 우에하라 고지 등 MLB에서 뛰었던 일본인 선수 출신도 자국 TV 해설위원으로 고척돔을 찾았다.
이날 경기는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고척돔 일대는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붐볐다. 표를 구하지 못했는데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온 앨릭스 올리버 씨(미국)는 “재판매 티켓이라도 구해 보려고 일단 한국에 왔는데 표를 못 구했다. 이렇게 멀리서 날아온 팬들이 있다는 걸 김하성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선 다저스가 5-2로 역전승했다. 다저스는 1-2로 뒤진 8회초 무사 만루에서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상대 실책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베츠와 오타니의 연속 적시타로 점수 차를 벌렸다. 다저스 입단 후 MLB 정규시즌 첫 경기에 나선 오타니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아내 다나카 마미코 씨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서 남편의 경기를 지켜봤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5번 유격수로 나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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