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앞의 축구장에 수십겹의 대기 줄이 늘어섰다. 2024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입장을 기다리는 관중이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MLB 공식 경기이며 미국 밖에서 개최되는 9번째 정규리그 개막전이기도 하다.
경기장 앞에서는 다저스와 파드리스의 유니폼을 입은 남녀노소 관중들이 ‘인증샷’을 남기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못했다. 1만6700여 석 규모의 돔은 순식간에 가득 채워졌다.
경기 시작 30분을 앞두고 에스파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수십명의 댄서들과 함께 외야 잔디를 밟으며 등장한 에스파는 ‘Drama’와 ‘Next Level’ 두 곡을 선보이며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시구는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맡았다. 다저스(1994~2001년)와 파드리스(2005~2006년)에서 모두 선수 생활을 경험했다. 현재 파드리스의 특별 고문이기도 한 박찬호는 오른쪽은 파드리스, 왼쪽은 다저스인 특별제작된 유니폼을 입은 채 공을 던졌다.
‘메이저리그의 서울상륙작전’에서 선봉장은 단연 ‘1조 몸값(7억 달러, 약 9376억원)’을 자랑하는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맡았다.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5타수 2안타를 치고 타점 1개와 도루 1개를 곁들이며 성공적인 다저스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정규 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 팀 코리아와 스페셜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치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SNS에서 야구팬들은 우스갯소리로 “오타니, KBO로 와서 증명해라”며 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정규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3회초 파드리스의 다르빗슈를 상대로 시즌 첫 안타를 쳐내며 ‘몸값 증명’에 시동을 걸었다.
8회초에는 1사 1, 2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치며 시즌 첫 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스꽝스러운 세리머니를 곁들이며 팀의 5대2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파드리스의 유격수 김하성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3회초에는 2루에서 만난 주자 오타니와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하성은 “(오타니가) 우리말로 먼저 ‘안녕하세요’라고 하길래 저도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라고 소개했다.
1903년 출범한 메이저리그는 이번 서울시리즈 개막전을 통해 성공적으로 국내 팬들에게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서울시리즈 2차전은 오늘 오후 7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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