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 찾은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다시 뭉친 태극전사들이 태국을 상대로 5일 만에 리턴 매치를 벌인다. 안방에서 부진 끝에 1-1로 비겼던 축구대표팀이 습하고 무더운 기후 등 쉽지 않은 환경 속 원정에서 승리를 노린다. 어쩌면, 마지막 ‘황선홍호’의 여정이 될 수 있기에, 더더욱 승리가 필요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C조 3차전 태국과의 홈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2승1무(승점 7)의 한국은 조 선두를 지키고 있다. 태국은 1승1무1패(승점 4)로 조 2위.
한국은 태국과의 홈경기에서 내용과 결과 모두 만족스럽지 않았다.
지난달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3월 2연전 동안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기존 아시안컵 멤버에 최전방 주민규(울산) 등을 내세우며 변화를 줬으나 원했던 승점 3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래도 최근 내홍을 겪었던 대표팀이 하나로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위안이었다. 경기 중 주장 손흥민이 이강인과 웃으며 어깨동무를 하는 장면은 많은 것을 상징적으로 내포하고 있었다.
황 감독은 “준비할 시간이 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들 사이 커뮤니케이션 등 100% 하나된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정에서 만족은 거기까지다. 이제는 결과가 절실하다.
이번 태국 원정은 황선홍 감독과 태극전사들 모두에게 중요하다.
3월 2경기 동안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있는 황 감독 입장에서는 원정까지 승리하지 못하고 비기거나 최악의 경우 패하게 된다면 ‘지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차기 A대표팀 후보군에서 밀려나는 것은 물론, 현직인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 지휘 과정에도 좋을 것 없다. 물론 승리한다면 반대의 날갯짓이 가능해진다.
한국은 승점 3을 획득할 경우 승점 10이 돼 사실상 최종 예선행을 확정짓게 된다. 2차 예선은 상위 2개 팀이 최종예선에 오르지만 태국전서 패할게 된다면 앞으로 일정 소화에 있어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번 원정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이강인이다. 아시안컵 기간 중 ‘트러블 메이커’가 됐던 이강인은 21일 경기에서는 후반 교체로 들어갔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으나 여러 차례 번뜩이는 특유의 왼발을 자랑했다.
서울 경기에서는 시차 등으로 인해 합류 시점이 늦어 후반에 투입됐다면 이번 방콕 원정에서는 선발로 나가 공격을 이끌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강인은 방콕 현지 훈련에서도 미소를 되찾으며 태국 골문을 노린다.
나아가 손흥민과 이강인이 공격포인트를 합작한다면 최근 좋지 않았던 대표팀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도 바꿀 수 있다.
한편 한국은 방콕 원정에서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와 습도 70%에 가까운 쉽지 않은 환경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는 5만여 명의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표는 일찌감치 모두 매진됐고, 서울 원정서 비기면서 (암표)티켓 가격이 10배 가깝게 뛰는 등 관심이 뜨겁다.
한국 원정에서 예상 외로 무승부를 거둔 덕분에 태국 선수들의 의지도 강하다. 태국축구협회는 홈 승리를 위해 선수단에 대한 포상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국과 태국의 통산 전적은 46전 30승8무8패로 우리가 앞선다.
가장 최근 패했던 것은 26년 전으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연장 끝에 1-2로 졌다. 당시 경기장이 이번 맞대결을 벌이는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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