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막을 올렸다. 이번 시즌에는 해외 개막전과 국내 개막전(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포함해 30개 대회가 열린다. 대회 수는 지난 시즌보다 2개 줄었지만 총상금은 2억 원이 늘어난 32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예원 독주 막을 선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시즌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이예원(21)이다. 2022시즌 신인왕 출신인 이예원은 지난 시즌 3승을 올리며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도 벌써부터 이예원의 독주는 예고되고 있다. 17일 태국에서 끝난 K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대회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에는 국내 개막전에서 첫 승을 올렸는데 이번 시즌에는 국내 개막 이전에 해외에서 열린 투어 대회에서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임진희(4승)에 밀려 다승왕을 놓쳤던 이예원은 우승 후 “지난해에 받지 못했던 ‘다승왕’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이예원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선수로는 이예원보다 앞서 ‘민지 시대’를 열었던 박민지(26)가 꼽힌다. 박민지는 지난해 12월 18일 ‘K랭킹’(KLPGA투어 자체 순위 시스템) 1위를 이예원에게 내주기 전까지 134주 동안 K랭킹 1위를 지켜왔다.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통산 18승을 올린 박민지는 지난 시즌에도 2승을 추가했다. 하지만 이예원의 활약에 밀려 주요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열린 2개 대회에서 각각 공동 12위와 공동 4위를 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민지는 2021시즌과 2022시즌에 6승씩을 했는데 두 시즌 모두 시즌 초반에는 ‘톱10’ 정도의 성적을 올리다가 시즌이 거듭될수록 우승 횟수가 많아졌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김재희(23)도 이예원의 독주를 막을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김재희는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91개 대회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번 시즌 활약할 기대주로 떠올랐다. 27일 현재 대상 포인트와 상금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김재희는 4월 4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리는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에서 다시 한번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김재희는 “승수를 하나씩 추가하며 대상과 상금왕을 노리겠다”고 전했다.
제2의 이예원 노리는 ‘2년 차들’
지난 시즌 3관왕을 차지한 이예원은 KLPGA투어 데뷔 2년 차였다. 그동안 KLPGA투어에는 2년 차에 자신의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선수가 많아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었다. 그런데 신인 때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이예원은 2년 차이던 지난해 최고의 기량을 보이며 이 징크스를 깼다. 이번 시즌에도 이예원처럼 2년 차에 기량을 펼칠 선수들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 이예원과 상황이 비슷한 김민별(20)에 대한 관심이 가장 크다. 김민별은 지난 시즌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우승을 하지는 못했다. 이예원도 신인 때 준우승만 세 차례 했는데 김민별 또한 지난 시즌 준우승만 3번 했다. 이예원은 우승이 없는 대신 톱10에 13차례 진입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는데 김민별 역시 우승은 없었지만 톱10에 12차례 진입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 같은 이유로 김민별은 ‘제2의 이예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시즌 화끈한 장타로 팬들의 주목을 받았던 방신실(20)과 황유민(21)도 이번 시즌 2년 차를 맞이한다. 지난 시즌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40m로 투어 선수 중 1위를 차지했던 방신실은 이번 시즌에도 화끈한 장타를 앞세워 우승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난 시즌 ‘조건부 시드’로 출발해 2승을 올리며 ‘풀시드’를 얻었던 방신실은 이번 시즌 열린 2개 대회 모두 ‘톱5’ 진입에 성공하며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시즌 개막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고의 샷감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 신인상 포인트와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위를 차지했던 황유민의 성장도 기대된다. 신장 163㎝의 황유민은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35m를 앞세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다승’이 목표였지만 1승에 만족해야 했던 황유민은 이번 시즌엔 반드시 다승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이번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이미 공동 4위를 기록한 황유민의 목표도 국내 개막전 우승이다.
윤이나 복귀가 끼칠 영향은
이번 시즌은 투어에 돌아오는 선수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2022시즌에 데뷔해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241m를 날리며 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윤이나(21)가 국내 개막전부터 투어에 복귀한다. 윤이나는 데뷔 시즌 첫 승을 올리며 KLPGA투어에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지만 ‘오구(誤球) 플레이’로 인해 3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며 팬들의 기억에서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징계가 1년 6개월로 줄어들면서 이번 시즌 국내 개막전부터 투어에 돌아온다.
윤이나에 대한 징계 경감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이 갈린다. 그렇지만 팬들 사이에서 윤이나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데뷔 시즌 윤이나는 15개 대회에 참가해 1승을 포함해 5차례나 톱10에 진입에 성공했다. 윤이나는 올해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WPGA)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 참가해 4위로 시드를 확보했고 13일 끝난 대학골프연맹 OK금융그룹 한국 대학 골프 1차 대회 여자 프로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년 6개월간 KLPGA투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샷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윤이나는 “복귀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겸손하고 모범적인 태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개막전부터 좋은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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