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틸리카이넨- OK금융 오기노, 오늘 인천서 1차전 격돌
최연소 vs 첫 일본인… 누가 이겨도 4시즌 연속 외국인감독 우승
이번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한국 4대 프로 스포츠(야구 축구 농구 배구) 42년 역사상 한 번도 없던 일이 벌어진다. 외국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끼리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벌이는 것.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37·핀란드)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했다. 이어 오기노 마사지 감독(54·일본)의 OK금융그룹이 플레이오프에서 우리카드를 꺾으면서 외국인 사령탑 챔프전 맞대결이 처음으로 성사됐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021∼2022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에 부임하면서 프로배구 역사상 내·외국인을 통틀어 최연소 사령탑이 됐다. 프로배구 남자팀 감독을 외국인이 맡은 건 전임자였던 로베르토 산틸리 전 대한항공 감독(59·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였다. 산틸리 감독에게서 정규리그, 챔프전 통합 우승팀 지휘봉을 넘겨받은 틸리카이넨 감독은 통합 우승 기록을 세 시즌 연속으로 늘렸다.
대한항공이 이번 챔프전에서도 승리하면 남녀부를 통틀어 네 시즌 연속 통합 우승 기록을 처음 남기게 된다. 2007∼2008시즌부터 7회 연속으로 챔프전 정상을 차지한 삼성화재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가 해내려는 건 최초의 기록이고, 비장의 무기는 선수들이 가진 동기”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부터 OK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오기노 감독은 남자부 세 번째 외국인 사령탑이다. 일본인 지도자가 남자부 팀 지휘봉을 잡은 건 오기노 감독이 처음이다. 오기노 감독은 부임 두 달 만에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우승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OK금융그룹이 컵대회 정상에 오른 건 2013년 창단 이후 처음이었다.
OK금융그룹이 챔프전에서 이기면 남자부 역대 네 번째로 컵대회와 V리그에서 동시에 우승하는 기록을 쓰게 된다.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 2009∼2010시즌 삼성화재 그리고 지난 시즌 대한항공이 같은 기록을 남겼다. 오기노 감독은 “부임 후 첫 번째 목표가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배구를 선수들이 열심히 해준 덕에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더 높은 곳을 향해 플레이한다는 마음으로 챔프전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챔프전(5전 3승제) 1차전은 29일 오후 7시 대한항공의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어느 팀이 이기든 남자부는 네 시즌 연속으로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이 챔피언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번 시즌 두 팀의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는 대한항공이 4승 2패로 우위인데 이달 10일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OK금융그룹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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