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우승 도전이 올해도 좌절됐다. 이제는 그에게 ‘다음’ 기회가 있을 지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3으로 졌다.
1, 2차전 모두 풀세트 접전을 벌이고 패한 흥국생명은 3차전까지 내주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거취에 물음표가 달렸던 김연경도 고개를 숙였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김연경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은퇴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선수 생활 마무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 때문에 김연경의 은퇴가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왔다.
그런 가운데 2022~2023시즌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고도, 우승이 좌절됐다. 1, 2차전을 먼저 따냈지만 한국도로공사에 내리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아쉬움을 삼킨 김연경은 현역 연장을 택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김연경은 원 소속팀 흥국생명과 1년, 총 보수액 7억7500만원의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화려한 피날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도 흥국생명은 최후의 무대에서 웃지 못했다.
김연경이 V-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챔피언에 오른 건 해외 진출 전인 2008~2009시즌이다. 국내로 돌아온 뒤에도 김연경은 늘 정상의 기량을 보여줬지만 우승 운이 따르지 않았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김연경을 두고 “김연경을 잘 막아내면 좋겠지만, 막는다고 막히는 선수가 아니다. 김연경은 눈이 4개인 것 같다. 다 알고 하는 것 같다”며 여전한 실력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여전히 실력으로 후배들을 압도하는 존재감을 뽐내는 만큼 잔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김연경의 선택으로 보인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2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어제 시리즈가 모두 끝났기 때문에 아직 대화를 나눈 내용은 없다. 정해진 것도 없다. 본인도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오는 8일 열리는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던 김연경은 시상식에 참석해 “선수 생활을 더 할지 안 할지 결정하고 있다”면서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니 잘 적응하고, 잘 할 수 있는 곳으로 잘 결정하겠다. 힘들겠지만 덜 힘들 수 있는 팀을 결정하겠다”며 현역 연장에 무게를 실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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