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무관의 신인왕’ 김민별 출사표
내일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출전
쇼트게임 훈련 강화해 승부처 집중
작년에 놓쳤던 상금왕까지 겨냥
김민별(20)이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예원(21) 같다”였다. 두 선수에게는 ‘무관(無冠)의 신인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민별과 2022년 신인왕 이예원 모두 데뷔 시즌에 준우승을 세 번 했지만 우승 트로피는 끝내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 대신 톱10에 열 번 넘게 이름을 올리면서 신인상 포인트 1위를 차지했다. 신인상 포인트 역대 순위에서도 이예원(3001점)이 1위, 김민별(2969점)이 2위다.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무실에서 최근 만난 김민별은 “예원 언니랑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신인상을 탔다는 생각을 못 했었는데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하시더라”면서 “예원 언니는 골프를 워낙 잘 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부담이 되기보다는 ‘나도 그런 선수 또는 그 이상이 되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 국내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 오픈에서 KLPGA투어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이예원은 이후 2승을 추가하면서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3관왕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예원은 올해도 태국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대회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정상을 차지하는 등 KLPGA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김민별 역시 4일부터 제주 서귀포에서 열리는 올 시즌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노린다. 김민별은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정말 무척 많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우승을 하고 싶기 때문에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 이예원이다. 이예원은 지난해 대회에서 연장 승부 끝에 김민선7(21)을 제치고 데뷔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별은 지난 시즌 한국여자오픈과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두 차례 연장전을 치렀지만 결과는 전부 준우승이었다. 그러면서 김민별에게 ‘승부처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김민별은 “지난 시즌엔 챔피언조에서 최종일을 맞이하면 경쟁자들의 스코어 등이 신경이 쓰여서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겨울 훈련 기간 ‘멘털 관리’에 힘썼다”면서 “이번 시즌부터는 다른 선수들 신경쓰지 않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겨울 훈련 기간 기술적 측면에서는 쇼트게임 강화에 집중했다. 김민별은 지난해 평균 타수가 71.5타로 투어 선수 중 10위였지만 평균 퍼팅은 30.2개로 26위에 그쳤다. 그린적중률도 14위(72.5%)였다. 김민별은 “지난 시즌에는 어프로치와 퍼트 때 손목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쇼트게임 성적이 들쑥날쑥했다”며 “겨우내 ‘몸통 스윙’(팔을 고정하고 몸으로 스윙하는 것)을 익히는 데 집중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난해보다는 많이 보완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쇼트게임에 자신감이 붙은 김민별은 데뷔 첫 승을 넘어 ‘상금왕’까지 바라보고 있다. 지난 시즌 상금 순위 6위(7억4575만 원)였던 김민별은 “지난해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신인왕을 탄 것에 대해 스스로 칭찬을 했다. 하지만 상금왕을 놓친 건 정말 많이 아쉬웠다”며 “이번 시즌에는 우승 트로피를 최대한 많이 들어올리고 싶다. 그러면 상금왕 타이틀도 자연히 따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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