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이날이 처음입니다.
김연경은 은퇴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상황.
지난해에도 시상식에서 선수 생활 연장 의사를 밝힌 것처럼 올해도 어떤 결론에 도달했는지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5~2024시즌 정규리그 경기 내용을 토대로 승리 확률 계산• 흥국생명은 2023~2024 챔프전 1차전에서 현대건설을 상대로 1, 2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3~5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2-3(25-18, 25-14, 20-25, 20-25, 14-16)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여자부 챔프전에서 세트 스코어 2-0이 2-3으로 끝난 건 2010~2011시즌 3차전, 2012~2013시즌 3차전에 이어 이때가 세 번째였습니다.
현대건설이 우승했던 2010~2011시즌 챔프전 상대 팀은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흥국생명이었고 2-3(25-21, 25-12, 18-25, 24-26, 11-15) 역전패를 당한 팀 역시 흥국생명이었습니다.
2012~2013시즌에는 2연승을 거두고 있던 IBK기업은행이 GS칼텍스로부터 두 세트를 먼저 빼앗았지만 2-3(25-21, 25-16, 16-25, 24-26, 7-15) 패배로 4차전까지 치러야 했습니다.
2008~2009시즌 1차전은 결국 GS칼텍스 승리• 이 패배가 김연경의 ‘분노 게이지’를 끌어올린 걸까요?
김연경은 2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47번 공격을 시도해 효율 0.553을 남겼습니다.
여자부 챔프전 역사상 팀 공격 제1 옵션으로 이보다 높은 공격 효율을 남긴 선수는 2008~2009시즌 1차전 GS칼텍스 베띠(37·도미니카공화국·0.656)뿐입니다.
당시 베띠는 김연경보다 열네 살 어렸고 공격 시도도 15번 적은 32번이었습니다.
또 오퍼짓 스파이커(라이트)인 베띠는 상대 서브를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연경은 상대 서브를 22번(팀 내 공동 2위) 받아 리시브 효율 40.9%를 남겼습니다.
참고로 흥국생명 리베로(수비 전문 선수) 김해란(40)의 이 경기 리시브 효율이 41.2%였습니다.
2023~2024시즌 준우승팀 대표로 시상식에 나선 김연경(오른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그러나 결과는 이번에도 2-3(25-23, 21-25, 25-21, 17-25, 13-15) 패배였습니다.
흥국생명은 3차전에서도 또 한 번 2-3(25-22, 17-25, 25-23, 23-25, 7-15)으로 패하며 현대건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챔프전 내내 첫 세트를 따내고도 준우승에 그친 프로배구 역사상 첫 팀이 됐습니다.
5전 3승제로 진행한 여자부 챔프전에서 1~3차전을 전부 풀세트 패배로 끝낸 것도 흥국생명이 처음입니다.
시리즈 공격 점유율 25% 기준• 김연경은 이번 시즌 챔프전 세 경기를 공격 효율 0.365로 마감했습니다.
챔프전 기간 팀 전체 공격 시도 중 25% 이상을 책임진 선수 가운데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국내 선수만 따지면 챔프전에서 이보다 공격 효율이 높았던 경우는 네 번밖에 없고 그중 두 번은 ‘과거의 김연경’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들 중 누구도 이런 기록을 남긴 바로 다음 시즌에 유니폼을 벗은 적은 없습니다.
김연경이 정말 은퇴를 선택한다면 프로배구 역사상 가장 아까운 은퇴 케이스가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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