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혹시 이대로 은퇴하면 얼마나 아까울까 [발리볼 비키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8일 06시 50분


지난해 프로배구 시상식에 참석한 김연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지난해 프로배구 시상식에 참석한 김연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 프로배구 2023~2024 V리그 시상식이 8일 오후 4시부터 열립니다.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이날이 처음입니다.

김연경은 은퇴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상황.

지난해에도 시상식에서 선수 생활 연장 의사를 밝힌 것처럼 올해도 어떤 결론에 도달했는지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05~2024시즌 정규리그 경기 내용을 토대로 승리 확률 계산
2005~2024시즌 정규리그 경기 내용을 토대로 승리 확률 계산
• 흥국생명은 2023~2024 챔프전 1차전에서 현대건설을 상대로 1, 2세트를 먼저 따냈지만 3~5세트를 내리 내주면서 2-3(25-18, 25-14, 20-25, 20-25, 14-16) 역전패를 당했습니다.

여자부 챔프전에서 세트 스코어 2-0이 2-3으로 끝난 건 2010~2011시즌 3차전, 2012~2013시즌 3차전에 이어 이때가 세 번째였습니다.

현대건설이 우승했던 2010~2011시즌 챔프전 상대 팀은 이번 시즌과 마찬가지로 흥국생명이었고 2-3(25-21, 25-12, 18-25, 24-26, 11-15) 역전패를 당한 팀 역시 흥국생명이었습니다.

2012~2013시즌에는 2연승을 거두고 있던 IBK기업은행이 GS칼텍스로부터 두 세트를 먼저 빼앗았지만 2-3(25-21, 25-16, 16-25, 24-26, 7-15) 패배로 4차전까지 치러야 했습니다.

2008~2009시즌 1차전은 결국 GS칼텍스 승리
2008~2009시즌 1차전은 결국 GS칼텍스 승리
• 이 패배가 김연경의 ‘분노 게이지’를 끌어올린 걸까요?

김연경은 2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47번 공격을 시도해 효율 0.553을 남겼습니다.

여자부 챔프전 역사상 팀 공격 제1 옵션으로 이보다 높은 공격 효율을 남긴 선수는 2008~2009시즌 1차전 GS칼텍스 베띠(37·도미니카공화국·0.656)뿐입니다.

당시 베띠는 김연경보다 열네 살 어렸고 공격 시도도 15번 적은 32번이었습니다.

또 오퍼짓 스파이커(라이트)인 베띠는 상대 서브를 한 번도 받지 않았습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연경은 상대 서브를 22번(팀 내 공동 2위) 받아 리시브 효율 40.9%를 남겼습니다.

참고로 흥국생명 리베로(수비 전문 선수) 김해란(40)의 이 경기 리시브 효율이 41.2%였습니다.

2023~2024시즌 준우승팀 대표로 시상식에 나선 김연경(오른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2023~2024시즌 준우승팀 대표로 시상식에 나선 김연경(오른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 그러나 결과는 이번에도 2-3(25-23, 21-25, 25-21, 17-25, 13-15) 패배였습니다.

흥국생명은 3차전에서도 또 한 번 2-3(25-22, 17-25, 25-23, 23-25, 7-15)으로 패하며 현대건설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 흥국생명은 챔프전 내내 첫 세트를 따내고도 준우승에 그친 프로배구 역사상 첫 팀이 됐습니다.

5전 3승제로 진행한 여자부 챔프전에서 1~3차전을 전부 풀세트 패배로 끝낸 것도 흥국생명이 처음입니다.

시리즈 공격 점유율 25% 기준
시리즈 공격 점유율 25% 기준
• 김연경은 이번 시즌 챔프전 세 경기를 공격 효율 0.365로 마감했습니다.

챔프전 기간 팀 전체 공격 시도 중 25% 이상을 책임진 선수 가운데 역대 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국내 선수만 따지면 챔프전에서 이보다 공격 효율이 높았던 경우는 네 번밖에 없고 그중 두 번은 ‘과거의 김연경’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들 중 누구도 이런 기록을 남긴 바로 다음 시즌에 유니폼을 벗은 적은 없습니다.

김연경이 정말 은퇴를 선택한다면 프로배구 역사상 가장 아까운 은퇴 케이스가 되는 셈입니다.

물론 어떤 선택을 내리든 팬들은 김연경의 선택을 지지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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