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LG는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에서 충격적인 3연패를 당했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 지붕 라이벌’ 두산과의 대결은 그래서 더욱 중요했다. 하루 빨리 연패에서 벗어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다.
LG를 연패의 늪에서 구해낸 것 ‘수비 전문’ 내야수로 알려진 구본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구본혁은 방망이로 끝내 주는 남자가 됐다.
LG는 경기 초반 두산 선발 곽빈의 구위에 눌려 6회까지 0-1로 뒤졌다. LG는 7회초 1사후 문보경의 우전 안타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지만 박동원이 곽빈에게 삼진을 당하며 찬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왼손 타자 문성주 타석 때 두산 벤치는 투구 수가 108개에 이른 곽빈을 내리고 왼손 투수 이병헌을 구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렇지만 두산 벤치의 결정은 결과적으로는 LG에는 좋은 기회가 됐다. 문성주는 이병헌의 초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전 적시타를 때렸고 스코어는 1-1 동점이 됐다.
이번엔 LG 벤치가 승부수를 띄웠다. 왼손 타자 신민재 타석 때 오른손 타자 구본혁을 대타로 기용한 것. 구본혁은 벤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구본혁은 이병헌을 상대로 우중간에 떨어지는 소중한 적시타를 때려내며 경기를 2-1로 뒤집었다.
상무에 입대하기 전까지만 해도 구본혁은 수비만 잘하는 선수였다. 입단 첫해인 2019년을 시작으로 2021년까지 3년 연속 1할 대 타율에 머물렀다. 하지만 상무에 입대한 2022년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36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상무에서 3할에 육박하는 0.295를 쳤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다시 LG에 와서는 중요한 순간마다 대타로 출전해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4일 NC전에서는 연장 11회 1사 2,3루 기회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렸고, 6일 KT전에서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까지 터뜨렸다.
그리고 이날도 결정적인 순간 대타로 나와 결승타를 작렬시켰다. 올 시즌 LG가 거둔 9승 가운데 3승이 구본혁의 결승타로 만들어졌다.
구본혁은 경기 후 “수비가 좋아서 경기 후반 주로 대수비로 출장했는데 요즘은 대타도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매일 (선발로) 나가도 잘 쳐야죠”라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구본혁은 이날까지 타율 0.450(20타수 9안타)에 1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0.700, OPS는 무려 1.126에 이른다.
LG 선발 투수 켈리는 7이닝 2안타 2볼넷 1실점(비자책)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LG 불펜진 역시 한 점차 승리를 잘 지켜냈다. 마무리 투수 유영찬은 두산 3~5번 타순을 상대로 삼진 2개를 포함해 퍼펙트 피칭을 하며 시즌 2세이브 째를 따냈다.
KIA는 대전 원정경기에서 한화를 8-4로 꺾고 4연승을 달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KIA는 0-1로 뒤지던 2회 최형우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든 뒤 3회 김도영의 좌중월 솔로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4회에는 공격형 포수로 거듭난 한준수가 적시타를 때려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김도영은 3-2로 쫓긴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리는 등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한준수 역시 3타점 경기를 했다.
대구에서는 2위 NC가 5연승을 달리던 삼성을 8-3으로 물리쳤다. NC 외국인 선발 대니얼 카스타노가 6이닝 2실점으로 3승째를 수확한 가운데 중심 타자 박건우가 1회와 5회 홈런을 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키움은 새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헤이수스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돌아온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9-4로 완파하고 3위로 뛰어올랐다. 헤이수스는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를 내주는 동안 삼진을 10개나 잡아냈다. 이용규는 올해 첫 1군 출장에서 3타수 3안타 1볼넷 1몸에맞는볼로 5번이나 출루했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하며 야심차게 출발한 롯데는 최근 4연패를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KT는 수원 안방에서 SSG 랜더스를 8-3으로 물리쳤다. SSG 최정은 1회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솔로포로 통산 464번째 홈런을 때렸으나 팀 승리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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