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유도 66kg급 국가대표 안바울
한국 유도 사상 첫 3연속 메달도전
12년 금맥 끊긴 한국 명예회복 노려
“아들과 금메달 걸고 사진 찍을 것”
“세 번째 올림픽에선 그동안 이루지 못한 꿈인 금메달을 꼭 목에 걸겠다.”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남자 유도 국가대표 안바울(30)은 이렇게 말하면서 “그동안 해온 운동이 단 하루의 경기로 평가된다는 게 비현실적이어서 때론 꿈같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유도는 각 체급 경기를 예선부터 결승까지 하루에 모두 끝낸다. 그러면서 안바울은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경기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금은 경기 당일에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 남자 66kg급에 출전하는 안바울은 한국 유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안바울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은메달,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땄다. 그동안 한국 유도에선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한 선수도 장성호 유도 대표팀 코치(46)가 유일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을 통해 안바울과 남자 60kg급 김원진(32)이 3회 연속 올림픽 출전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3연속 출전한 장 코치는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원진은 아직 올림픽 메달이 없다.
안바울은 “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국가대표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계속 경쟁할 수 있다는 것에 항상 감사하다. 파리 올림픽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계선수권대회(2015년) 아시아선수권(2017년) 아시안게임(2018년)에서 우승한 안바울이 파리에서 금빛 메치기에 성공하면 이원희(43), 김재범(39)에 이어 한국 유도 역대 세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체급 종목에서 국가대표 자리를 오래 지키고 있는 것을 두고 안바울은 “부상을 막기 위해 항상 10분 정도 일찍 훈련장에 나와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다”고 말했다. 장 코치는 “바울이는 성실함 그 자체인 선수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를 할 때가 있기 마련인데 바울이한테는 ‘좀 더 해라’는 말보다 ‘좀 쉬었다가 해라’라는 말을 더 많이 한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진 건 사실이다. 안바울은 “예전보다 체중이 1, 2kg 정도 늘어 감량에도 신경을 쓴다. 몸이 붓고 해서 라면도 끊다시피 했다. 도쿄 올림픽 끝나고 3년간 라면은 딱 한 번 먹었다”고 했다.
올해 초 갈비뼈 부상을 당한 안바울은 아직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변칙적인 잡기 기술이 허용되면서 체격과 힘이 좋은 유럽 선수들이 예전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것 또한 현실이다. 안바울은 “나에 대한 정보가 많이 노출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올림픽 때까지 남은 시간 동안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바울은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금맥이 끊긴 한국 유도의 명예 회복도 노린다. 한국 남자 유도는 파리 올림픽 전체 7개 체급 중 4개 체급 출전권만 확보한 상태다. 올림픽 출전권 분배가 끝나는 6월 23일까지 남은 국제대회 결과에 따라 한국 남자 유도는 사상 처음으로 ‘전(全) 체급 출전’에 실패할 수도 있다. 안바울은 “지금은 위기라는 생각보다는 각자 자리에서 최선의 준비를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아들 지안 군을 얻은 안바울은 아버지로서의 선전도 다짐했다. 한국 유도에선 2012년 런던 대회 금메달리스트 송대남(45)에 이어 두 번째 ‘아빠 올림피안’이다. 안바울은 “가족과 같이 있어야 할 시기에 떨어져 있어 늘 미안한 마음이다. 파리에서 금메달을 들고 돌아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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