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가을 야구 이상을 노리던 한화 이글스가 최근 10경기에서 2승 추가에 그치며 뜨겁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시즌 초반 7연승을 달릴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도 좋고 호재만 가득했는데, 이젠 악재까지 겹치고 있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5로 패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 최근 10경기에서 2승 10패다. 7연승 당시 1위까지 올라갔던 순위도 공동 5위(9승 10패)까지 떨어졌다.
시즌 초반 한화는, 12년 만에 친정 팀에 복귀한 ‘괴물’ 류현진이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도 남은 선발진들이 호투를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중심으로 대부분이 맹타를 휘둘렀고 ‘미운 오리’였던 하주석까지 공·수·주에서 활약했다.
이때만 해도 한화 팬들은, 국내 적응기를 겪던 류현진만 정상궤도에 오르면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7연승의 기세가 꺾이자 거짓말처럼 호재가 악재로 바뀌었다. 류현진이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 전에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첫 승을 신고했지만 다른 선발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하나 둘씩 무너져갔다.
올 시즌 첫 10경기 평균자책점이 2.73으로 리그 1위였던 한화 선발진은 이후 8경기에서는 7.09로 치솟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페냐와 문동주는 첫 등판 호투의 꾸준함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산체스(평균자책점 1.27), 김민우(평균자책점2.19)가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김민우마저 지난 13일 투구 중 오른 팔꿈치 이상 증세로 이탈했다.
김민우는 14일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15일 정밀검진을 받는다. 김민우의 대체 선발로는 신인 황준서가 들어간다. 황준서는 올 시즌 이미 한차례 대체 선발로 나서 호투를 펼쳤지만 아직 고졸 신인이다. 김민우의 검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이제 갓 프로에 입문한 투수에게 많은 부담감을 안길 수 있다.
야수진에서도 악재는 발생했다. 시즌 초반 공수 겸장 역할을 했던 유격수 하주석이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주석은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햄스트링을 부상을 당하며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음주 운전 징계로 지난 시즌 절반을 날린 하주석은 올 시즌 부상 전까지 타율 0.324로 맹타를 휘두르며 한화의 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잘 나가던 선수가 이탈하자 한화는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외에도 2023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김서현이 불펜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구위가 떨어지며 지난 13일 2군에서 재조정하기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초반 류현진의 부재에도 한화 팬들이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패한다는 밈인 ‘류패패패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난주는 류현진의 등판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든 경기에서 패했다. 한화가 진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초반처럼 연승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같은 침체기를 빨리 벗어나는 힘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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