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도 ‘로봇 심판’ 판정 똑같이 듣는다…“다음주부터 음성수신기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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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4월 20일 07시 24분


지난 14일 NC-삼성전에서 판정 논란을 빚었던 심판진. (SBS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지난 14일 NC-삼성전에서 판정 논란을 빚었던 심판진. (SBS스포츠 중계 화면 캡처)
다음 주부터 프로야구 경기를 치르는 양 팀 벤치도 ‘로봇 심판’의 판정을 심판과 똑같이 들을 수 있게 됐다. 심판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 콜을 잘못 판정해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한 대비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9일 ABS 운영 현황에 대한 설명자료를 내고 오는 23일까지 더그아웃에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ABS의 판정 콜은 심판이 인이어를 끼고 들은 뒤 전달하고, 양 팀 더그아웃은 태블릿PC를 통해 이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태블릿으로 판정을 확인하는 데 시차가 발생해 TV 중계를 시청하는 팬들보다 더 늦게 확인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터넷 환경에 따라 시차는 빠르면 5~6초, 늦으면 최대 20초까지 걸린다는 불평이 이어졌다.

지난 14일 NC-삼성전에서 심판진이 스트라이크 콜을 잘못 적용한 이후 NC 측의 항의가 늦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논란은 더욱 커졌다. 공의 궤적을 확인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투수가 다음 공을 던지기 이전에 어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KBO는 다음 주 경기가 열리는 23일까지 더그아웃에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기로 했다. 또 ABS 판정을 더그아웃과 선수단, 관중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NC-삼성전의 논란처럼 주심 혹은 3루심이 콜을 제대로 듣지 못해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했다.

한편 KBO는 일각에서 제기된 “구장별로 존이 상이하게 적용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KBO는 “홈플레이트에 설정된 해당 기준은 전 구장에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면서 “ABS 운영사 스포츠투아이는 메모리 폼을 활용한 실제 투구와 ABS 판정의 정확한 비교를 위한 테스트를 전 구장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ABS의 투구 추적 성공률은 99.9%다. 개막 이후 지난 18일까지 109경기에서 3만4198개의 투구 중 3만4187개의 투구를 추적했다.

투구 추적 실패 사례는 11건으로, 이물질이 투구 직후 트래킹 카메라의 추적 영역에 침범한 경우다.

KBO는 “추적 실패 최소화를 위해 현장에 배치된 ABS 운영 요원이 매 경기 개시 4시간 전 테스트를 진행. 시스템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ABS에 대한 KBO의 설명을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심판의 ABS 수신 실패에 대한 대비책은.
▶최근 문제 된 심판의 판정음 수신 실패 사례와 관련해 ABS 운영 개선을 위해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했다.

양 팀 더그아웃에서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하게 판정음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23일까지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 완료할 계획이다. 시각적으로 ABS 판정을 덕아웃과 선수단, 관중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비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며 지속해서 ABS 운영에 대한 검토와 의견을 수렴, 개선할 계획이다.

-전 구장에서 ABS 판정 존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나.
▶ABS가 판단하는 S존의 상하 기준은 각각 선수 신장의 56.35%, 27.64%로 설정하며, 중간면과 끝면 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좌우 기준은 홈플레이트 크기(43.18cm)에 좌우 각 2cm 확대 적용한 총 47.18cm로, 중간면에서 판정된다.

해당 기준은 전 구장에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ABS 운영사 스포츠투아이는 메모리 폼을 활용한 실제 투구와 ABS 판정의 정확한 비교를 위한 테스트를 전 구장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진행하고 있다.

-ABS 스트라이크존 설정의 기준과 과정은.
▶ABS S존은 야구 규칙상의 존과 기존 심판의 평균 존 모두를 최대한 가깝게 설정하기 위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는 선수단이 인식하고 있는 S존과 최대한 유사한 존을 구현하기 위한 조치였다. 10개 구단 감독의 간담회를 통해 설정 의견을 반영했고 각 팀의 의견을 모아 참여한 10개 구단 단장의 실행위원회 논의로 최종 확정됐다.

-현재까지 투구 추적 성공률은.
▶ABS는 설정된 존을 통과한 공에 대해 100%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고 있으며, 설정 존을 통과하지 못한 공은 100% 볼로 판정하고 있다. 지난 3월23일 개막 이후 18일까지 총 109경기에서 3만4198개의 투구 중 3만4187개의 투구 추적에 성공, 99.9%의 투구 추적 성공률을 보였다.

투구 추적 실패 사례는 11건으로, 이물질이 투구 직후 트래킹 카메라의 추적 영역에 침범한 경우다. 추적 실패 최소화를 위해 현장에 배치된 ABS 운영 요원은 매 경기 개시 4시간 전 테스트를 진행, 시스템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점검하고 있다.

-이물질이 트래킹 카메라에 침범하는 현상에 대한 대비는
▶향후 장마철 급격한 날씨 변화, 이물질 난입 등의 예상되는 트래킹 추적 방해 요소들에 대비해 운영사와 함께 곤충 방제 등 추적 실패 사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할 방침이다.

-선수의 신장 측정은 어떻게 이뤄졌나.
▶선수별 S존 상하 기준 설정을 위해 디지털 신장계를 이용해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각 구단 선수단의 신장을 측정했다. 새롭게 KBO리그 엔트리에 등록된 선수들의 경우 경기에 앞서 경기장에서 신장을 측정한 후 시스템에 입력해 경기에 적용하고 있다. 디지털 신장계는 9개 구장에 설치를 완료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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