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감독은 25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각오와 운영 방안 등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가 한국 배구에서도, 세계 배구에서도 얼마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자리인지 잘 알고 있다. 여자 대표팀이 과거 좋았던 성적을 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자대표팀은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세자르 에르난데스(스페인)에 이어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모랄레스 감독을 선임, 3연속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라바리니 감독은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일궈냈지만, 이후 지휘봉을 넘겨 받은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은 큰 실망을 남겼다.
세자르 전 감독이 이끈 여자 배구대표팀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등 깊은 부진에 빠졌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입상에 실패했고,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권도 따내지 못했다.
김연경(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 등 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해 전력 약화는 피할 수 없었지만 새 얼굴 발굴 등의 성과도 내지 못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김연경을 비롯한 ‘황금세대’가 떠나고 여자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짚으며 “세대교체에는 적응 과정과 과도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여자대표팀이 지난 두 시즌 동안 그 과도기를 거쳤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 번째 시즌인 올해는 세대교체를 본격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감독은 한국 대표팀처럼 세대교체를 하며 전력이 크게 약화됐던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을 지도한 바 있다. 그가 이끈 푸에르토리코는 세계랭킹 16위까지 오르는 등 선전했다.
“김연경이 없지만, ‘한 팀’으로 뭉쳐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짚은 모랄레스 감독은 “푸에르토리코 감독으로 세대교체를 경험했다. 당시 브리트니 아베크롬비라는 특출난 선수가 있었지만, 그가 없이 하는 경기들도 있었다. 스타 플레이어의 공백을 팀원이 채워서 플레이를 하면 좋은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세대교체라는 특명을 받은 사령탑의 시선은 유소년 배구까지 넓게 향하고 있다.
앞서 세자르 전 감독은 튀르키예 클럽팀 감독을 겸임하면서 한국 대표팀 훈련을 화상 통화로 진행하는 등 대표팀 지도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한배구협회는 모랄레스 감독과 남자배구 대표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을 전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한국 대표팀에 전념하게 되는 모랄레스 감독과 라미레스 감독은 국가대표 소집 이외 기간에는 국내 선수 분석, 유소년 선수 지도, 국내 지도자와의 교류, 국제배구 동향 연구 등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모랄레스 감독은 유소년 배구와 관련해 “미래 인재 육성에 관심이 많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한국 배구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린 선수들과 훈련도 많이 해봐야 한다”며 “연령별 대표팀과 교류하고 친선전도 계획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하다보면 세대교체에도, 한국배구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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