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파 빠지고 부상 악몽까지…예견된 황선홍호 올림픽 무산

'신태용 매직' 인니에 패배…10회 연속 올림픽 무산
배준호 등 유럽파 차출 무산에 서명관 등 부상 악재
조별리그 1위 통과했지만, 불안한 경기력에 발

ⓒ뉴시스

온갖 악재로 불안하게 출발했던 황선호가 파리로 가는 길목에서 ‘돌풍의 팀’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에 발목을 잡히며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와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11로 져 탈락했다.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세계 기록(9회)을 보유한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을 노렸으나, 8강 탈락으로 좌절됐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건 1984년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이번 U-23 아시안컵은 올해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겸했다.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4위는 아프리카 지역 예선 4위 팀인 기니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 진출 여부를 타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8강을 넘지 못하면서 올림픽 본선 진출이 불발됐다.

출발부터 불안했던 황선홍호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뒤 새 사령탑을 찾던 A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황선홍 감독이 선임되면서 올림픽 예선 준비부터 차질을 빚었다.

황 감독이 없이 지난달 이번 대회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지만, 수장 없이 최종 리허설을 진행하면서 계획이 흐트러졌다.

대회 직전 유럽파 차출 불발로 인한 타격도 컸다.

황선홍호는 올림픽 예선에 나선 최종 명단 23명에 배준호(스토크시티),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 김민우(뒤셀도르프), 정상빈(미네소타)을 포함했으나, 공격수 양현준과 미드필더 배준호, 수비수 김지수가 소속팀 차출 반대로 합류하지 못했다.

이달 5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전지훈련 출발 때까지 차출에 난항을 겪었는데, 결국 최종적으로 협상에 모두 실패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잔류 경쟁 중인 배준호의 경우 차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셀틱에서 교체로 뛰는 양현준과 브렌트포드 B팀에서 주로 뛰는 김지수까지 합류가 불발되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다.

미국 무대에서 활약한 공격수 정상빈도 조별리그 1차전 하루 전에야 합류해 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유일한 유럽파인 미드필더 김민우만 전지훈련부터 함께했다.

부상 악재도 덮쳤다. 황선홍호의 주전 공격수인 안재준(부천)이 UAE와 1차전에 선발로 나왔다가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전반 45분만 뛰고 교체된 뒤 인도네시아와 8강전까지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훈련장에서 트레이너와 따로 회복에 전념했지만, 정상 컨디션을 찾기 어려웠다.

또 유럽파 김지수의 차출 불발 속에 주장 변준수(광주)와 함께 주전 센터백으로 나섰던 서명관(부천)이 중국과 2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남은 대회를 뛸 수 없게 됐다.

일본과 3차전에서 미드필더 이강희(경남)를 후방으로 내려 스리백 전술로 위기를 넘겼지만, 포백 복귀 후 서명관 이탈로 불안했던 수비에 더 큰 균열이 생겼다.

온갖 악재에도 조별리그를 3전 전승 무실점 1위로 통과하며 우려를 씻는 듯했으나, 불안했던 경기력이 인도네시아전에서 더 두드러지면서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 목표는 산산조각 났다.

[도하(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