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10연속 올림픽 출전 좌절
“2년마다 바뀌는 U-23 대표팀 문제
4년 주기로 봐야 올림픽 대비 가능”
“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인 저에게 있다.”
23세 이하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황선홍 감독(56)은 2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해 이렇게 말하면서 “성원해주신 모든 분께 죄송하고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황 감독이 지휘한 U-23 대표팀은 전날 카타르 도하에서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린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져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황 감독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연령별 대표팀을 지금처럼 운영해서는 한국 축구가 아시아권에서 상대를 완전히 제압할 정도로 강해지기 힘들다는 취지로 말했다. 황 감독은 “핑계일 수도 있지만 연령별 대표팀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년여 동안 (U-23) 대표팀을 맡으면서 느낀 건 지금 시스템으로는 (다른 나라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황 감독은 2년 주기로 달라지는 U-23 대표팀 구성을 지적한 것이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엔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데 두 대회 모두 나이를 꽉 채운 23세 위주로 팀을 꾸리다 보니 2년마다 선수 구성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본은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겨냥해 2년 전부터 기준 나이보다 두 살이 어린 21세 선수 위주로 국제대회에 출전해 왔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병역 혜택이 걸려 있어 일본과 같은 장기 플랜을 짜기가 쉽지 않았다. 황 감독은 “연령대 대표팀은 반드시 4년 주기로 봐야 한다. 아시안게임 성적에 따라 감독 수명이 좌우되면 아시안게임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올림픽은 그다음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U-23 아시안컵 기간 카타르 현지에서 대한축구협회의 A대표팀 사령탑 선발 면접에 응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는 그렇게 비겁하지 않다.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뿐 다음을 생각하고 뒤에서 작업하고 그런 거 안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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