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현과 짝 이뤄 혼합복식 정상
2017년부터 친구로 지내 온 사이
파트너 추첨서 운 좋게 같은 조로
“한국 최고 대회서 우승… 정말 기뻐”
“한국 최고 무대인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전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욕심을 냈는데 실제로 우승해 정말 기쁘다.”
일본 국가대표 출신 하야시다 리코(25·순창군청)는 제102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 혼합복식 정상을 차지한 뒤 이렇게 말했다. 채병현(27·수원시청)과 짝을 이뤄 이 대회 혼합복식에 출전한 하야시다는 7일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조성훈(23·서울시청)-김가현(21·대구은행) 조를 31분 만에 4-1로 꺾었다.
국제대회 격상을 준비 중인 동아일보기에서는 2018년 여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일본 여자 선수가 챔피언 타이틀을 따낸 적이 있다. 당시에는 두 차례 모두 일본 실업팀 와타큐 세이모아 소속 선수가 정상에 올랐다. 한국 실업팀 소속으로 동아일보기에서 우승한 일본 선수는 하야시다가 처음이다.
일본 선수가 한국어로 동아일보기 우승 소감을 밝힌 것도 하야시다가 최초다. 평소에도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하야시다는 2022년 은퇴 후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왔다가 순창군청에서 영입 제안을 받고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국 소프트테니스 실업팀 1호 외국인 선수가 됐다.
하야시다는 고교 3학년이던 2017년 미야시다 고코로(24)와 짝을 이뤄 전일본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천재 소녀’로 이름을 떨쳤던 선수다. 1946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고교생이 정상에 오른 건 하야시다가 처음이었다. 너무 빨리 목표를 이루는 바람에 이른 나이인 23세에 라켓을 내려놓았지만 한국에서 새로 선수 생활을 시작하면서 동아일보기 우승이라는 새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하야시다는 “채병현이 중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내줘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린 뒤 “일본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한국에서 보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추첨으로 파트너를 결정하는 혼합복식에서 채병현과 한 조로 묶인 것도 하야시다에게는 행운이었다. 일본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떄문이다. 대학 시절 일본어를 독학한 채병현은 “하야시다와 2017년에 처음 만나 지금까지 친구로 지냈다. 하야시다가 처음 출전한 동아일보기에서 함께 우승해 기쁘다”며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가며 경기 전략을 짠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신현국 문경시장,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장,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식이 열렸다. 이번 대회는 4일부터 경기를 시작했지만 어린이날 연휴 등으로 이날 개회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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