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호-혜원-혜연-혜인 가족 4명
아빠는 코치-딸들은 선수로 출전
둘째 혜연 “언니 이겨보는 게 목표”
4남매-3형제가 선수인 가족들도
“아내도 응원을 올 수 있으니 우리에게는 동아일보기가 곧 가족 모임입니다.”
제102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에 참가한 문동호 금오중 코치(47)의 말이다. 문 코치 집은 동아일보기가 열리고 있는 경북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에서 차로 15분 안팎이면 닿을 수 있는 경북 상주시 함창읍에 있다. 그러나 세 딸 문혜원(21·충북 옥천군청), 문혜연(19·전북 순창군청), 문혜인(15·문경서중)이 모두 흩어져 소프트테니스 선수 생활을 하느라 가족이 모이기가 쉽지 않다. 동아일보기에는 초등부부터 일반부까지 모든 연령대 선수가 참가하기 때문에 이 대회에서 세 자매는 서로 얼굴을 볼 수 있다.
문혜원과 문혜연은 이번 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 6강 복식 경기에서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문혜원의 승리였다. 문혜연은 “소프트테니스를 시작한 뒤로 언니를 이겨본 적이 아직 한 번도 없다. 언니를 이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두 언니가 경기하면 막내는 누구를 응원할까. 문혜인은 “매 게임 더 잘하는 언니를 응원한다”며 웃었다.
문혜원과 문혜연은 문혜인의 문경서중 선배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몸담은 금오중은 남자 학교라 세 자매 모두 문경서중행을 선택했다. 그리고 세 자매 모두는 문경서중 선수로 동아일보기 여중부 단체전 우승을 맛봤다. 언니들은 아직 개인전 우승 기록이 없지만 막내 문혜인은 지난해 여중부 개인 단식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문혜원은 “언젠가 동생들과 동아일보기 결승전을 치르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9일 남중부 개인 단식에서 우승한 곽율(15·경북 봉화중)도 큰형 곽해늘(21·인하대), 작은형 곽겸(18·문경공고)과 함께 올해 대회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 대학부 일정은 6일 모두 끝났기 때문에 곽해늘은 동생의 우승을 현장에서 지켜보지는 못했다.
형제자매가 같은 종목 선수인 가족은 맏이를 따라 동생들이 운동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 곽씨 형제 가운데는 둘째가 가장 먼저 라켓을 잡았다. 곽겸은 “초등학교 때 제가 축구 하는 걸 보신 소프트테니스부 감독님께서 ‘운동을 잘한다’면서 입부를 권하셨다. 아버지가 고등학교 때까지 유도 선수를 하셨는데 운동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 같다”며 “처음에는 어머니 반대가 심해 몰래 배웠다. 그런데 금방 좋은 성적을 거두게 돼 운동하는 걸 숨길 수가 없었다”며 웃었다.
이어 동생이 라켓을 들고 다니는 게 재미있어 보였던 맏형 곽해늘이 소프트테니스를 시작했고 막내 곽율도 자연스레 형들 뒤를 따랐다. 형제가 모두 운동을 시작하자 어머니도 두 손을 드는 수밖에 없었다. 곽겸과 곽율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하는 게 꿈”이라며 “어제가 어버이날이었는데 우승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다만 문경공고에서 소프트테니스 형제자매 선수가 가장 많은 학생이 곽겸은 아니다. 곽겸과 동기생인 권순표(18)는 형 권순규(20·한국체육대), 여동생 권유리(16·경북조리과학고)에 남동생 권순현(8·점촌중앙초)까지 4남매가 모두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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