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남자 접영 200m 2위 입상
중2때 이후 10년 만에 200m 출전
“주종목은 단거리 50m-100m지만
집중력 높이려 더 긴 코스 나왔죠”
“자신감을 얻었다.”
9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제96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접영 200m 결선을 2위(1분59초76)로 마친 김지훈(24·대전시청)의 표정은 밝았다. 김지훈은 “어제(8일) 새벽까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다 김천으로 왔다. 훈련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동아수영대회에 참가했다. 결과가 기대 이상이어서 만족스럽다”고 했다.
접영 50m, 100m가 주 종목인 김지훈이 공식 대회에서 접영 200m에 출전한 건 서울체육중 2학년이던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김지훈은 남자 접영 200m 강자인 문승우(22·전주시청·1분58초97)에게 뒤졌지만 개인적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김지훈이 이번 대회에서 주 종목 대신 접영 200m를 택한 이유는 석 달도 남지 않은 파리 올림픽 준비를 위해서다. 김지훈은 “100m에서 스피드와 힘을 집중시키기 위해 훈련할 때는 그 이상의 거리를 뛰며 단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프린터는 주 종목의 1.5∼2배 거리를 전력으로 달리는 훈련을 많이 한다. 그래야 주 종목을 더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 육상 남자 100m(9초58), 200m(19초19) 세계기록 보유자인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도 비시즌 때 400m에 종종 출전했다.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회 출전보다는 훈련에 집중하는 분위기인데 김지훈은 동아수영대회에 나섰다. 김지훈은 “동아수영은 그동안 여러 번 출전한 대회이고 좋은 추억들을 쌓았다”며 “선수촌에서 훈련만 해왔는데 이렇게 대회에 와서 오랜만에 사람들도 보고 관중석의 북적이는 분위기, 대회장의 긴장감도 느끼고 싶었다”고 했다. 김지훈은 10일 소속팀 대전시청 선수들과 함께 계영 400m에 출전했고 11일엔 평영 50m에 나선다.
김지훈은 파리 올림픽에서 황선우(자유형), 이주호(배영), 최동열(평영)과 팀을 이뤄 남자 혼계영 400m에 출전한다. 한국의 이 종목 올림픽 최고 성적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의 17위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차지하는 등 국제무대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김지훈은 “황선우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의 경쟁력(자유형 100m 5위, 200m 7위)을 보여준 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생기며 선수들의 기량이 매년 좋아지고 있다”며 “파리 올림픽 혼계영에 출전하는 다른 선수들은 모두 국내 간판이다. 접영엔 아직 그런 선수가 없다. 접영 하면 김지훈이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김지훈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1년 남자 초등부 접영 100m 정상에 오르며 동아수영대회와 인연을 맺었다. 이듬해인 2012년엔 접영 50m와 1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당시 접영 50m에서는 28초97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남자 초등부 대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서울체육고 3학년 때까지 동아수영대회에서 꾸준히 입상하며 국가대표로 성장했고,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선 계영 400m 멤버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