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클로저 박영현(21)은 기백이 넘치는 투수다. 지난해 만 19세로 최연소 홀드왕에 오르고, 만 20세에 10개 구단 최연소 마무리투수를 꿰찬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그동안 수많은 투수를 봐왔지만,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은 투수는 대부분 자기 공을 믿지 못했다. 생각이 많은 투수는 더 세게 던지려고 동작을 필요 이상으로 크게 만들다가 좋지 않은 공을 던지게 되고, 야수까지 지치게 하기 마련”이라며 “(박)영현이는 다르다. 망설이지 않고 곧장 던지는 투수다. 이것은 곧 자기 공에 자신이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떡잎부터 달랐다. 유신고 시절, 고교야구에선 흔치 않게 1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19년 펼쳐진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에선 형 박정현(한화 이글스)을 비롯해 당시 3학년 소형준(KT), 허윤동(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유신고에 창단 첫 황금사자를 안겼다. 이성열 전 유신고 감독이 마산용마고와 결승전의 기선제압을 위해 에이스 소형준 앞에 선발투수로 먼저 내세웠던 투수가 박영현이었다.
박영현은 “돌아보니 좋은 추억이었다”며 “그 때 우리 모두 이 곳(프로)에 오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다. 1학년 때 마운드에서 잡념을 갖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지니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2학년 때는 나 때문에 팀이 많이 졌지만, 3학년 때 다시 내 것을 찾았다. 나 자신을 믿은 결과였다. 그 마인드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4일 제78회 대회 첫날 부경고와 1회전을 치를 모교 후배들에게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자기 실력을 다 못 보여줄 수 있다”며 “부담감이 클 테지만, 스스로를 믿고 자기 실력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박영현은 또 “내가 3학년일 때 1학년이던 후배들이 지난 대회를 끝으로 졸업했지만, 그래도 (신)재인(2학년·3루수)이, (오)서진(3학년·유격수)이 등 여러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다”며 “올해 (조)범규(3학년·투수)가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고 해 기대하고 있다. 우리 후배들 모두 좋은 실력을 갖고 있으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나 역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 위해 계속해서 발전하고, 상대 타자를 더 압도하는 좋은 투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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