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라도 행복해?…최다 홈매진 눈앞에 둔 한화, 리그 흥행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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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17일 1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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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뉴스1 DB
올 시즌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뉴스1 DB
KBO리그는 올 시즌 역대급 흥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16일엔 시즌 217경기 만에 300만 관중(305만 6380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8개 구단 체제였던 2012년(190경기) 이후 역대 2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현재까지 경기당 관중은 1만 4084명이다. 이를 토대로 단순 계산할 경우 시즌 총관중은 1014만 명이 가능하다.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인 2017년(840만 688명)을 가뿐히 넘어, 사상 첫 ‘천만 관중’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어 보인다.

이런 기록적인 흥행에 큰 일조를 하고 있는 팀은 다름 아닌 ‘9위’ 한화 이글스다. 한화 이글스는 현재까지 누적 관중이 27만 2412명,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 1844명으로 모두 7위다.

그러나 한화의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의 만석이 1만 2000명으로 10개 구단 홈구장 중 가장 작은 규모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만석이 2만이 되지 않는 구장은 4개 구장인데, 대전은 그중 1만 5000석도 되지 않는 유일한 구장이다.

구장은 작지만 한화의 팬심은 뜨겁다. 올 시즌 23번의 홈 경기 중 2번을 제외한 21번이 ‘완판’이었다. ‘야신’ 김성근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5년에 기록한 구단 한 시즌 최다 매진 기록과 이미 타이를 이뤘다.

이대로라면 1996년 삼성이 기록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경기 매진 기록(36경기)도 깰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는 이미 지난해 최종전부터 올해 5월1일 SSG전까지 17경기 연속 홈 매진으로 리그 기록(종전 12경기, 1995년 삼성)을 29년 만에 갈아치우기도 했다.

아무리 경기장 규모가 작다고 해도 이 정도의 매진 행렬은 놀랍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아닌 평일 야간 경기 매진도 5번이나 될 정도다.

올 시즌 티켓 판매율은 98.7%에 이르며, 지난 시즌 대비 평균 관중은 65% 증가했다. 당연히 두 부문 모두 리그 최고치다.

지난해 평균 관중 수가 꼴찌(경기당 7180명)였던 팀이, 연일 매진 행렬을 벌이고 있으니 리그 흥행의 ‘일등 공신’이 분명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한화의 성적이다. 한화의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은 9위였는데, 올 시즌도 현재까지 9위에 머물러 있다.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와 승차는 한 게임에 불과해 언제든 꼴찌로 추락할 수 있다.

16일 현재 구장 별 관중 동원과 지난해 대비 증감율. (KBO 제공)
16일 현재 구장 별 관중 동원과 지난해 대비 증감율. (KBO 제공)


한화의 흥행몰이는 비시즌에 시작됐다. 지난해 문동주와 노시환이라는 ‘투타 영건’이 궤도에 오른 데 이어, FA 안치홍을 영입했고, 빅리그에 있던 류현진의 복귀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오랫동안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가 이번에야말로 올라올 때가 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실제 시즌 초반 흐름은 좋았다. 첫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하는 등 단독선두에 나서면서 기대가 현실화되는 듯했다. 한화 팬들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 이외에도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했고, 원정 경기에도 구름 관중을 이뤘다.

그러나 4월 이후 한화의 성적은 급격히 곤두박질치고 있다. 4월 성적이 6승17패(0.261), 5월에도 3승1무8패(0.273)에 그치면서 1위에서 9위까지 빠르게 내려앉았다.

외인 투수들과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진의 붕괴, 허약한 불펜, 들쑥날쑥한 타선까지, 약팀이 가진 면모를 곳곳에서 보여주며 실망을 키우고 있다.

‘보살’ 팬으로 유명한 한화 팬들은 그래도 아직 성원을 이어가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이던 지난 15일, 대전구장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또 한 번 만원을 이뤘고 한화는 1-16으로 대패했다.

팀이 하향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서도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는 팬들. 한화의 반등이 빠를까, 아니면 팬들의 인내가 바닥나는 것이 빠를까.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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