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상원고 3학년 함수호(18)는 키 181㎝, 몸무게 90㎏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외야수다. 팀의 중심타자이자,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외야수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강릉고와 준결승에서도 함수호는 본인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3타점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함수호는 이번 대회기간 내내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전주고와 16강전까지 첫 3경기에서 1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출루조차 하지 못했다. 24일 중앙고와 8강전에서 펜스를 맞히는 3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하며 긴 침묵을 깼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3-1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서 우측 담장 상단을 맞히는 3타점 3루타를 터트리며 포효했다. 팀이 6회 이후 3점을 허용하며 위기에 몰린 사실을 고려하면, 함수호의 3타점 3루타는 무척이나 값졌다. 경기 후 그는 “팀이 하나로 뭉친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코치님들과 동료들이 잘 위로해줘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함수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친의 권유로 리틀야구단에서 야구를 시작해 고교 외야수 최대어로 성장했다. 지난해 31경기에서 타율 0.376(128타수 38안타), 5홈런, 2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드러낸 데 이어 올해도 변함없이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들도 “힘이 좋은 타자”라고 입을 모은다.
파워히터답게 롤모델은 KT 위즈 강백호(25)다. 함수호는 “롤모델은 강백호 선배”라며 “장타력과 빠른 타구 스피드가 인상적이다. 올해도 워낙 잘 치고 계시지 않나. 본받고 싶은 선배”라고 말했다. 이어 “내 강점도 빠른 타구 스피드와 배트 스피드다. 무엇보다 강한 직구에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1924년 창단한 대구상원고 야구부의 창단 100주년이다. 대구상고 시절을 포함해 1970, 1973, 1974, 1998, 2015년에 이어 6번째로 황금사자기 결승 무대에 오른 만큼 우승에 대한 의지가 몹시 강하다. 1973, 1998년에 이은 3번째 우승 도전이기도 하다. 함수호도 오로지 우승만을 바라고 있다. 프로 스카우트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그는 “다른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번에는 팀의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며 “동료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으니 팀에 피해만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서울컨벤션고-덕수고의 준결승 제2경기는 우천순연돼 27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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