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감독 "일부 선수들 경험 부족·자신감 결여"
황희태 감독 "선수층 얇아…선수와 의사소통 문제"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팀 지도자들이 최근 올림픽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던 대표팀의 부진 원인을 진단했다.
과거 유도는 올림픽 효자 종목 중 하나였다. 1984 LA 올림픽(금2·은2·동1)에서 처음으로 금빛 메치기에 성공한 한국 유도는 2000 시드니 대회(은2·동3)를 제외하면 2012 런던 올림픽(금2·동1)까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었다.
특히 역대 최고 성적을 냈던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유도 강국의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런던 대회 이후 한국 유도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안창림, 안바울, 김원진 등이 출격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에 그치며 16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겪었다.
명예 회복에 나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한국 유도는 금맥을 캐지 못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남자부 100㎏ 이하급 조구함이 유일하게 결승에 올랐으나 연장 승부 끝에 패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준결승에서 탈락한 안창림(73㎏ 이하급)과 안바울(66kg 이하급)은 동메달을 따냈다.
현재 유도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지도자들은 오랜 기간 대표팀이 겪은 침체기를 돌아봤다.
김미정 여자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은 13일 진천 선수촌 챔피언하우스 3층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국가대표팀 D-50 미디어데이’에서 “대표팀 훈련에서 주요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치르다 보니 나머지 선수들의 경기 경험이 부족했고, 자신감도 없었던 것 같다. 외부나 내부에서 선수들을 믿지 못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황희태 남자 유도 국가대표팀 감독은 “학교체육이 붕괴돼 선수층이 얇아졌고, 선수들이 인권을 특권처럼 남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선수들과 의사소통 문제가 있어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지금은 주요 선수들의 뒤를 이을 선수들이 없다. 주요 선수들이 은퇴한 뒤 어린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야 하는데 걱정스럽다”고 짚었다.
한국 유도는 7월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부진을 씻으려 한다.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허미미(경북체육회), 김민종(양평군청),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하윤(안산시청)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주축이 된 선수들을 앞세워 부활을 노린다.
김 감독은 “감독을 맡은 뒤 여자 유도가 못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고민이 많았다. 대표팀에 와서 ‘다음 세대에서 메달이 나올 수 있게 초석을 다지겠다’고 했는데, 막상 와서 지도해보니 세대교체가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지금은 지도자와 선수들의 소통이 잘 된다. 예전보다 선수들의 기량과 체력도 많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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