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광역시에는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낮 최고 기온이 36도에 육박하는 가운데 길 가운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얼굴이 절로 찌푸려지고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대프리카(대구+대프리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무더위였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를 홈으로 쓰는 삼성 선수단은 매일 더위와 싸운다. 오후 2~3시 사이로 내리쬐는 뙤약볕을 견디며 경기 전 훈련에 임해야 한다. 삼성 구단은 혹서기에 훈련량을 조절하는 등 선수들의 체력 관리를 돕고 있다. 더그아웃 곳곳에 대형 에어컨과 미스트(안개 자동분사) 장치를 설치해 땀을 식힐 곳을 마련했다.
이런 조치들이 더위를 완전히 잊게 할 수는 없겠지만 선수들이 운동하기에 훨씬 용이해진 것은 분명하다.
19일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여름이 되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대구는 상당히 덥기에 경기 전 훈련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더위가 심할 때는 팀 훈련을 생략하고 자율 훈련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그것이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전체적인 환경이 나아진 것이라는 것이 사령탑의 의견이다.
박 감독은 “지금 경기장이 위치한 터는 주변이 산에 둘러싸여 있어서 그래도 바람이 좀 부는 편이다. 기온도 상대적으로 덜 높다”며 “예전에 북구 시민운동장을 쓸 때는 정말 바람이 하나도 불지 않았다. 경기장이 인조 잔디로 돼 있어 열을 다 흡수했다. 그래서 원정 온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해 더위 먹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에 비하면 지금 이곳은 아주 좋아진 편이다. 원정 팀들도 과거에 비해 오는 것이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 “그래서 오히려 원정 팀들이 대구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고 웃었다.
삼성은 올해 홈 성적이 17승17패(승률 0.500)로 원정 성적(21승1무15패·승률 0.583)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농담 삼아 언급한 것.
박 감독의 말대로 원정 선수들 역시 과거에 비해 대구의 더위가 덜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과거 삼성에서 뛰었던 SSG 포수 이지영은 “지금 라팍도 덥긴 하지만 과거 시민운동장을 썼을 때 비하면 훨씬 좋다”면서 “그때는 경기장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였다, 적어도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고 여유를 보였다.
삼성 관계자는 “대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더욱 더운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라팍은 곳곳에 냉방 시설이 돼 있어 경기를 못 치를 정도는 아니다”며 “저녁이 되면 낮보다는 기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관중이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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