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잡는 거인…고승민 빠지자 최항이 맹타, 김태형 감독 활짝 [어제의 프로야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8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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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롯데 감독이 27일 KIA전 승리로 주중 3연전을 2승 1무로 마무리한 뒤 환하게 웃으며 주먹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롯데 제공
김태형 롯데 감독이 27일 KIA전 승리로 주중 3연전을 2승 1무로 마무리한 뒤 환하게 웃으며 주먹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롯데 제공


호랑이 잡는 게 거인이다.

8위 롯데 자이언츠가 선두 KIA 타이거즈를 또 이겼다. 이번에도 역시 역전승이다.

롯데는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안방 경기에서 KIA를 11-2로 대파하고 주중 3연전을 2승 1무로 마무리했다.

롯데는 올 시즌 중 최하위까지 추락한 적이 있지만 유독 KIA와의 대결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이날까지 포함해 롯데는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KIA를 7승 1무 3패로 압도하고 있다. 롯데는 이날 KIA를 제물로 4연승을 달렸다.

25~27일 KIA전은 롯데 팬들에게는 잊을 수 있는 주중 3연전이었다. 롯데 팬들이 단체로 응원을 하고 있다. 롯데 제공
25~27일 KIA전은 롯데 팬들에게는 잊을 수 있는 주중 3연전이었다. 롯데 팬들이 단체로 응원을 하고 있다. 롯데 제공


3연전의 첫날이던 25일 경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롯데는 선발 투수 나균안이 초반부터 난타를 당하며 1과 3분의2이닝 7피안타 6볼넷 8실점으로 채 2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4회초까지 스코어는 1-14로 벌어졌다.

하지만 4회말부터 롯데의 기적 같은 반격이 시작됐다. 고승민이 KIA 에이스 크리스 네일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치는 등 6점을 따라붙었고, 5회와 6회에도 각각 2점과 3점을 추가했다. 급기야 7회에는 고승민의 2타점 적시타와 이정훈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보태 15-14로 경기를 뒤집었다. 8회초 동점을 허용하면서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고, 5시간 19분의 혈투 끝에 두 팀은 15-1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무승부였지만 롯데는 진 경기를 이긴 듯했고, KIA는 다 이긴 경기를 내준 것 같았다.

26일 경기에서도 롯데는 경기 초반 3점 차로 뒤졌다. 7회초까지 2-4로 끌려가던 롯데는 7회말 1사 1, 3루에서 고승민의 내야안타와 레이예스의 2루타, 나승엽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뽑아내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8회말 1사 3루에서 황성빈이 희생플라이로 쳐 쐐기 점수를 뽑아냈다.

롯데 최항이 27일 KIA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제공
롯데 최항이 27일 KIA전에서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제공


27일에도 롯데는 4회초 나성점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틀 전 13점차 경기를 무승부로 만들었고, 전날 3점차 역전승을 거둔 롯데에게 한 점차 열세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롯데는 곧 이은 4회말에 빅이닝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1사 1루에서 나숭엽의 2루타 때 1루 주자 레이예스가 홈으로 파고 들며 동점을 만들었다. KIA 유격수 박찬호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나승엽은 3루를 밟았다.

정훈의 삼진으로 찬스가 무산되나 했으나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최항이 역전을 만드는 중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후 박승욱과 손성빈, 황성빈이 연속으로 2루타를 때려내며 스코어를 순식간에 5-1로 벌렸다. 기세를 탄 롯데 타선은 5회에 2점, 6회에 4점을 추가하며 KIA의 추격 의지를 꺾어 버렸다.

최근 들어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다 부상으로 빠진 고승민을 대신해 선발 2루로 출전한 최항은 4회 결승타 적시타를 시작으로 4회에는 중전 안타, 5회에는 우중간 3루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최항은 25일 대타로 나가 1타수 2안타, 26일에도 대타로 나서 2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이번 3연전 동안 7타수 6안타의 고감도 방망이를 뽐냈다.

롯데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27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27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롯데 제공


마운드에서는 토종 에이스 박세웅이 KIA 신예 윤영철과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박세웅은 이날 6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뿌리며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6패) 째를 챙겼다. 반면 윤영철은 4회 위기를 넘지 못하며 3과 3분의2이닝 7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시즌 4패(7승)째를 당했다.

삼성은 잠실 경기에서 선발 투수 이승현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2-1로 꺾고 하루만에 2위에 복귀했다. 이승현은 6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3패)째를 거뒀다. 삼성은 4회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고 6회 구자욱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오승환은 8회 박동원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차 추격을 허용했지만 9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키움은 NC를 9-7로 꺾고 주중 3연전을 싹쓸이했다. 키움이 NC를 상대로 3연전을 모두 따낸 건 2022년 7월 8∼10일 경기 이후 약 2년 만이다. 키움 선발 투수 헤이수스는 6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고전하고도 활발히 터진 타선에 힘입어 9승째를 수확하며 다승 단독 선두로 나섰다.

한화는 황영묵과 노시환의 홈런포 등을 앞세워 두산을 8-3으로 꺾었고, KT도 장단 19안타를 집중시키며 SSG에 16-8로 승리했다. KT에서는 강백호, 로하스, 오재일이 홈런을 쳤고, SSG 최정도 20호 홈런을 때렸다. 최정은 KBO리그 2번째로 9시즌 연속 20홈런 이상 기록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어제의 프로야구#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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