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 두른 회색 보호대가 아니라면 수술을 받은 지 27일밖에 되지 않았다고 믿기 힘든 움직임이었다.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세계랭킹 2위)가 메이저 테니스 대회 남녀 합산 역대 최다 우승 기록(25회)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조코비치는 3일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비트 코프르지바(27·체코·123위)를 1시간 58분 만에 3-0(6-1, 6-2, 6-2)으로 제압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단 기어로 올릴 필요조차 없던 완승”이라고 평했다.
조코비치는 프랑스 오픈 8강전을 앞두고 있던 지난달 5일 “오른쪽 무릎 반월판 파열 진단을 받았다”면서 기권을 선언했다. 그리고 다음 날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실전 경기에 처음 나선 조코비치는 “다른 대회라면 모험을 하지 않았겠지만 윔블던을 너무 사랑하기에 출전했다”면서 “무릎 상태는 괜찮다. 오늘 경기력에 무척 만족한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윔블던에서 우승하고 싶어서 테니스를 시작했다”고 이야기하는 선수다.
윔블던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 복장을 갖춰야 하는 규정이 있다.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8회) 보유자인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는 2013년 대회 때 운동화 바닥이 주황색이라는 이유로 ‘신발을 바꿔 신으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조코비치가 이날 차고 나온 회색 보호대도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조코비치는 “아무리 찾아봐도 흰색 보호대를 찾지 못해 주최 측에 양해를 구했다. 다음 경기부터는 흰색을 차고 나올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찾아보겠다”고 했다. 윔블던 최다 우승 타이기록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4일 제이컵 펀리(23·영국·277위)와 대회 2회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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