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전반기 마지막 날인 4일 궂은 날씨에도 전국 5개 구장에 6만4201명의 관중이 찾았다. 시즌 개막 후 418경기 만에 누적 관중 605만7323명을 기록했다. 역대 최소 경기 600만 관중 돌파다. 종전 기록은 2012년의 419경기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전반기에 600만 관중을 넘긴 건 처음이다. 116경기가 매진돼 10개 구단 체제가 된 2015년 이후 최다 매진 경기 기록을 전반기에 이미 새로 썼다. 올 시즌 전반기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4491명으로 한화의 안방인 대전구장 좌석 수(1만2000석)보다 많다.
프로야구가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전반기 관중 증가 추세대로면 올해 전체 관중은 산술적으로 1043만3666명이 된다. 프로야구는 10개 팀이 한 시즌에 144경기씩 총 720경기를 치른다. 한 시즌 역대 최다 관중은 840만688명(2017년)이다.
올해 프로야구 관중 흥행의 중심에는 ‘LG, 롯데, KIA’ 세 팀이 있다. 전국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세 팀은 2000년대 중반 나란히 부진한 성적 때문에 ‘엘롯기 동맹’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이 올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KIA는 2∼4일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며 선두(48승 33패 2무)로 전반기를 마쳤다. KIA는 올해 39번의 안방경기에서 총 69만2744명의 관중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경기 수 대비 77%나 증가했다.
지난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전체 관중 수 1위를 했던 LG도 관중이 늘었다. 작년 이맘때 63만8017명에서 올해 72만5538명으로 13.7% 증가했다. LG는 46승 38패 2무로 선두 KIA에 3.5경기 뒤진 2위로 전반기를 끝냈다.
롯데는 8위에 머물고 있지만 ‘김태형 감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롯데는 시즌 초반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지며 고전했다. 하지만 5월에 13승(1무 10패)을 거두며 반등했고 6월엔 월간 승률 1위(14승 1무 9패·승률 0.609)로 롯데 팬들의 가슴을 들뜨게 했다. 롯데의 안방 관중도 작년에 비해 23.1% 늘었다. 상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두산, 삼성의 관중도 각각 40.5%, 42.8% 늘었다.
만년 하위권 팀이던 한화 역시 전반기 내내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복귀했고, 시즌 중엔 ‘명장’ 김경문 감독이 새로 사령탑을 맡았다. 한화는 전반기 44번의 안방경기 중 절반이 넘는 30경기에서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한화의 전반기 관중은 지난해 대비 47.8% 많아졌다.
순위 경쟁이 역대급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도 흥행 요소 중 하나다. 선두 KIA와 4위 삼성(44승 39패 2무)의 승차가 5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SSG(41승 42패 1무)와 최하위 키움(35승 46패)의 승차도 5경기에 불과하다. KIA와 키움은 13경기 차이다. 지난해 전반기를 마쳤을 때 선두 LG와 꼴찌 삼성은 18.5경기 차이가 났다.
개인 통산 최다 기록 달성도 팬심을 사로잡았다. 최정(SSG)은 이승엽 두산 감독(467개)을 넘어선 뒤 통산 최다 홈런(479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손아섭(NC)은 통산 최다 안타(2511개) 기록을 새로 썼다. 최형우(KIA)는 통산 최다 루타(4120개)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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