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전 탈락후 기립박수… 머리의 마지막 윔블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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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끝으로 은퇴 예고
한때 세계 1위-빅4 군림하기도


“오랫동안 몸 바쳤던, 사랑했던 일을 끝내는 게 쉽지는 않다. 마음 같아서는 평생 하고 싶은데 이제는 몸이 안 따라준다.”

은퇴를 앞둔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37·영국·세계랭킹 113위·사진)가 5일 윔블던 남자 복식 1회전에서 패했다. 이후 자신의 마지막 윔블던을 기념하는 행사때 기립박수를 보내준 관중 앞에서 눈물을 훔쳤다.

머리는 이날 친형 제이미 머리(38)와 함께 나서 호주의 존 피어스-링키 히지카타 조에 0-2(6-7, 4-6)로 졌다. 하지만 승패는 중요치 않았다. 윔블던 조직위는 1995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 남자 복식 1회전 경기를 센터 코트에 배정해 머리를 예우했다. 경기 후 대형 스크린에는 머리의 그간 활약이 담긴 영상이 등장했다.

2013, 2016년 윔블던 챔피언 머리는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해 이번이 마지막 윔블던 출전이다. 2013년 머리가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영국 선수로는 77년 만이었다. 머리는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 금메달 두 개는 머리가 유일하다. 머리는 2017년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다.

스크린에선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와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 라파엘 나달(38·스페인) 등 남자 테니스 ‘빅3’의 영상 메시지도 이어졌다. 세계 랭킹 1위에도 올랐던 머리는 이 ‘3인방’과 함께 남자 테니스의 ‘빅4’로 군림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인 조코비치는 센터 코트를 직접 찾아 머리에게 박수를 보냈다.

머리는 “운동선수로 뛰면서 많은 교훈을 얻었고, 그 배움을 남은 인생에서 잘 활용하겠다. 형과 함께 윔블던에서 뛴 것도 내게는 큰 의미”라고 말했다. 머리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해 “내년 윔블던 때는 관중석보단 코치석에 있을 것 같다”며 “일단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다.

윔블던 개막 일주일 전 척추에서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머리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번 대회 남자 단식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머리는 6일부터 에마 라두카누(22·영국·135위)와 혼합 복식에서 윔블던 ‘라스트 댄스’에 들어간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앤디 머리#윔블던 남자 복식#라스트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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