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오픈’(총상금 12억원·우승 상금 2억1600만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가영은 7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연장전에서 윤이나, 최예림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2,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질주했던 이가영은 이날 버디 2개, 보기 1개를 묶어 1타를 줄이는 데 그쳤고,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작성했다.
반면 9언더파를 몰아친 윤이나와 6타를 줄인 최예림이 맹추격 끝에 이가영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파4)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우승자가 가려졌다. 이가영이 버디 퍼트에 성공했고, 윤이나와 최예림이 파를 기록하며 혈투에 마침표가 찍혔다.
올해 2차례 ‘톱10’에 진입했으나 정상에 오르진 못했던 이가영은 2022년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이후 1년 9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을 달성했다. 정규 투어 연장에서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후 이가영은 “(2위와) 3타 차로 출발했는데, 웬일인지 부담이 하나도 안 됐다. 그런데 버디 찬스가 왔을 때 안 들어가더라. 참고 기다렸는데 후반에 다른 선수들이 많이 따라와서 그때부터 긴장감이 몰려왔다”며 “그래도 ‘겁먹지 말자’, ‘지금보다 더 잘할 수가 없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연장 승부에 대해 “17번 홀에서 2위로 내려온 것을 보고 ‘무조건 버디를 기록해야 기회가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연장전에서는 ‘내가 한 번의 기회를 더 잡았다’고 생각해 오히려 긴장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가영은 두 살 터울 오빠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로 파병을 갔다가 돌아온 오빠가 힘들 때마다 해준 조언이 많이 와닿았다.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었다”며 “항상 최고라고 말해주면서 모든 게 잘 될 수 없다‘는 조언도 해줬다”고 밝혔다.
오랜 기다림 끝에 우승을 맛본 이가영은 이제 다승을 향해 나아간다. 그는 “올 시즌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아 있으니 2승을 더 추가하고 싶다”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 맥주를 마시는 세리머니가 특별해서 욕심이 난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잘못된 볼 플레이(오구 플레이)로 인한 징계를 마치고 올해 4월 복귀한 윤이나는 시즌 첫 승이자 2년 만에 개인 통산 2승을 노렸으나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윤이나는 이번 시즌 3차례 준우승을 기록했고, 연장에서만 2차례 패했다. 지난달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연장 승부에서 박현경에 무릎을 꿇었다.
투어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 최예림은 시즌 3번째이자 통산 8번째 준우승에 만족하게 됐다. 직전 대회인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박현경에게 패하며 우승 가뭄을 해소하지 못했다.
공동 4위에는 17언더파 271타인 유현조와 홍정민이 자리했다.
투어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박현경은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공동 9위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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