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유로 결승 올라… 첫 우승 도전
16강-8강 이어 먼저 실점 후 뒤집기
교체출전 왓킨스 “이 순간 기다렸다”
‘막강 화력’ 스페인, 4번째 우승 노려
올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결승 매치업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무적함대’ 스페인으로 정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잉글랜드는 11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네덜란드(7위)와의 유로 4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극장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준우승을 했던 유로 2020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결승에 오른 잉글랜드는 15일 스페인(8위)과 우승 트로피를 다툰다.
잉글랜드는 전반 7분 네덜란드의 사비 시몬스에게 먼저 골을 내줬지만 전반 18분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후반전 들어 기동력이 떨어져 수세에 몰리자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후반 36분 공격의 핵심인 케인과 필 포든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대신 올리 왓킨스와 콜 파머를 투입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파머의 전진 패스를 받은 왓킨스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막판에 투입된 두 선수가 역전 결승골을 합작한 것이다. 애스턴 빌라 소속인 왓킨스는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9골(공동 4위)을 넣었다. 하지만 같은 시즌 유럽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케인(바이에른 뮌헨·리그 36골)에게 밀려 교체 선수로 쓰이고 있다. 왓킨스는 “지난 몇 주 동안 이런 순간을 기다려 왔다. 파머에게 ‘네 도움으로 내가 골을 넣을 거야’라고 말했는데 현실이 됐다”고 했다.
이번 대회 개막 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 잉글랜드는 답답한 경기력에도 꾸역꾸역 진땀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는 토너먼트 라운드 세 경기 모두 먼저 실점했지만, 결국엔 전세를 뒤집고 승리를 챙겼다.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주드 벨링엄의 오버헤드킥 동점골과 연장전에 나온 케인의 헤더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부카요 사카가 중거리 슛으로 동점을 만든 8강 스위스전에선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네덜란드전 승리 후 “팬들에게 최고의 밤을 선사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전술을 두고 이번 대회 내내 비판을 쏟아내던 영국 언론의 기류에도 변화가 생겼다. BBC는 “한때 불만을 품은 팬들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해 플라스틱 맥주잔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가능성이 생겼다”고 전했다.
결승전에서 누가 이기든 새 역사를 남기게 된다. 잉글랜드는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유로는 올해 대회가 17회째이고 잉글랜드가 본선에 출전한 건 11번째인데 최고 성적은 직전 대회 준우승이다. 스페인은 통산 최다인 네 번째 우승을 노린다. 스페인은 독일과 함께 유로 최다 우승 공동 1위(3회)다. 두 팀의 A매치 상대 전적에선 잉글랜드가 13승 4무 10패로 앞선다. 하지만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24개 참가국 중 최다인 13골(6경기)을 뽑아내며 막강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잉글랜드는 6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스포츠 통계 전문 회사 옵타는 스페인의 승리 확률을 48.2%, 잉글랜드의 승리 확률을 27.3%로 예측했다. 연장전까지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로 우승팀이 가려질 확률은 24.5%다.
대회 득점왕도 결승전을 통해 가려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6명이 3골로 공동 1위인데 케인과 스페인의 다니 올모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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