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 15골-최초 7전승 ‘역사’
17세 야말, 유로 결승 최연소 도움
대회 4도움 1골로 ‘영플레이어상’
2연속 결승 잉글랜드 첫 우승 무산… 득점 공동 1위 케인, ‘무관 징크스’
‘무적함대’ 스페인이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역대 최다인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2012년 대회 이후 12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올해 17회째인 이 대회에서 통산 최다인 4회 우승을 달성했다. 직전 대회까지 스페인은 독일과 최다 우승 공동 1위였다.
스페인은 후반 2분 니코 윌리엄스가 17세 ‘신성(新星)’ 라민 야말의 패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넣었다. 스페인은 후반 28분 잉글랜드 콜 파머에게 중거리 슛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41분 미켈 오야르사발이 결승골을 터뜨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7전 전승을 거뒀다. 유로 토너먼트 라운드 진출 팀이 8개에서 16개로 늘어난 유로 2016 이후 승부차기 승리(공식 기록은 무승부) 없이 7경기를 모두 이긴 건 스페인이 처음이다. 스페인은 또 유로 단일 대회 역대 최다인 15골을 뽑아내며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스페인의 공격을 이끈 야말은 22세 이하 중 최고의 활약을 보여 준 선수에게 주는 ‘영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 상을 받았다. 결승전 역대 최연소 도움을 기록한 야말은 이번 대회 4도움(1골)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17세 1일의 나이로 결승전에 출전한 야말은 유로와 월드컵을 통틀어 결승 무대를 밟은 최연소 선수가 됐다. 종전 기록은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1958년 스웨덴 월드컵 결승전 당시 남긴 17세 249일이다.
야말은 이번 대회에서 유로 최연소 도움(16세 338일·조별리그 1차전)과 최연소 득점(16세 362일·4강전) 등 여러 기록을 갈아 치우며 스페인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는 “유로 우승이 꿈처럼 느껴진다. 최고의 생일 선물”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간으로 결승전 전날이 야말의 생일이었다.
스페인의 미드필더 로드리(28·1골)는 대회 최우수선수(MVP) 격인 ‘플레이어 오브 더 토너먼트’에 선정됐다. 로드리는 스페인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스페인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거리(68.5km)를 뛰면서 92.8%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로드리는 “역사를 만든 지금이 내 선수 인생 중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했다.
유로 2회 연속 결승에 오른 잉글랜드는 이번에도 첫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0 결승에서는 이탈리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졌다. 유로에서 두 번 연속 결승에 올라 모두 준우승에 그친 팀은 잉글랜드가 처음이다. 영국 BBC는 “1966년 월드컵 우승 이후 58년 동안 계속된 아픔을 이번에도 떨쳐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게 유일한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개막 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지만 답답한 공격력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 특히 잉글랜드의 골잡이 해리 케인(31)은 결승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후반 16분 교체돼 벤치에서 패배를 지켜봤다. 케인은 이번 대회 3골로 공동 득점왕(6명)에 올랐지만 우승 실패로 빛이 바랬다.
월드컵과 유로, 클럽 리그(잉글랜드, 독일)에서 모두 득점왕에 오른 케인이지만 팀의 우승을 이끈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에도 ‘무관 징크스’를 벗지 못한 케인은 “우승 기회를 놓친 아픔이 오래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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