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개막
지난달 US오픈 역전패 충격에 전화번호까지 바꾸며 연락 피해
조던-나달 등 위로 메시지 보내
우즈 “내 골프 인생 뼈아픈 패배는 PGA챔피언십서 양용은에 당한 것”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달 메이저대회 US오픈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최종 라운드 마지막 5개 홀을 남기고 2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두 타 앞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후 보기를 3차례나 기록하며 무너졌다. 18번홀을 포함해 마지막 세 홀 중 두 홀에선 1m 남짓한 짧은 퍼트를 놓쳤다.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잡은 메이저대회 우승 기회를 날린 충격은 컸다. 대회 이틀 뒤 매킬로이는 전화번호까지 바꿨다. 쏟아지는 위로 문자와 전화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미국),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비롯해 그와 친분이 있는 여러 스포츠 스타들이 전화번호가 바뀐 줄 모른 채 위로 문자를 보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문자를 보낸 이 중 한 명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디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 매킬로이는 US오픈 역전패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듯 웃는 얼굴로 언론과 마주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디오픈 대회장인 스코틀랜드 사우스 에어셔의 로열 트룬 골프클럽(파71)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여기 와서 우즈를 만난 뒤에야 그가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내 인생에서 우즈는 놀라운 존재다. 기쁠 때나 나쁠 때나 항상 좋은 메시지를 보내준다”고 말했다.
뒤이어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우즈는 매킬로이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나도 많은 퍼팅을 놓쳤다. 마이클 조던도 많은 슛을 놓쳤다. 중요한 건 계속 위닝샷을 하는 것이다. 나도 여전히 (우승을 결정짓는) 챔피언 퍼트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우즈는 자신의 골프 인생에서 가장 뼈아픈 패배로 2009년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양용은에게 당한 역전패를 꼽았다. 우즈는 “그 전엔 메이저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날 역전을 허용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양용은에게 역전패한 뒤 회복할 때까지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2014년 디오픈 우승자인 매킬로이는 우즈의 위로를 안고 10년 만의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매킬로이는 지난주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공동 4위를 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세계 랭킹 2위 매킬로이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포함해 올해 6승을 거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올해 PGA챔피언십 우승자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 등과 우승을 다툰다.
PGA투어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랭킹을 발표하면서 셰플러를 1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를 2위, 매킬로이를 3위에 올려놨다. PGA투어는 “매킬로이는 메이저대회뿐 아니라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근접한 선수다. 남은 건 10년간 이어진 메이저대회 우승 가뭄을 깨는 것”이라고 했다. 메이저대회 통산 4승을 기록 중인 매킬로이는 2014년 PGA챔피언십이 메이저대회 마지막 우승이다.
총상금 1700만 달러(약 235억 원), 우승 상금 310만 달러(약 43억 원)가 걸린 이번 대회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김주형과 안병훈을 포함해 8명의 한국 선수가 참가한다. 김주형은 지난해 로열 리버풀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공동 2위를 했다. 안병훈은 PGA투어 첫 우승에 도전한다.
우즈도 2021년 자동차 사고 이후 처음으로 한 해에 열린 4대 메이저대회에 모두 출전하게 됐다. 올해 우즈는 마스터스에선 공동 60위로 컷을 통과했지만 이후 열린 PGA 챔피언십과 US오픈에서는 모두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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