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방식 확 바꾼 ‘총’, 국제경험 넓힌 ‘칼’, 훈련만 집중한 ‘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2024 파리 올림픽]
태극전사 총-칼-활 어떻게 강해졌나
사격, 도쿄올림픽 銀 1개 그쳤지만… 한명씩 탈락 ‘녹아웃’ 적용 기량 키워
펜싱, 1년내내 국제무대 경험 쌓아… 양궁, 이동 거리 줄여 휴식시간 늘려


한국 사격은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은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3회 연속 이어온 금메달 행진이 끊겼다. 한국 사격의 황금기를 이끌던 진종오(은퇴·금 4개, 은메달 2개)의 공백이 너무나 컸다.


한국 사격은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벌써 금 2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한국 선수단의 대회 초반 예상 밖 선전을 주도하고 있다. 사격은 아직 남은 경기가 많아 메달을 더 딸 가능성도 높다. 3년 새 한국 사격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한국 사격은 도쿄 올림픽에서의 부진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대한사격연맹은 우선 ‘구원투수’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소총 금메달리스트인 이은철을 경기력향상위원장으로 어렵게 모셨다. 지금은 실무 부회장을 맡고 있다. 선수 은퇴 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사업가로 일하던 이 부회장은 한국 사격 부활을 위해 선뜻 사격계로 돌아왔다.

작년 초 부임한 그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국가대표 선수 선발 방식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부터 사격은 결선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를 한 명씩 차례로 탈락시키는 ‘녹아웃’ 방식을 도입했다. 그런데 한국은 도쿄 올림픽 때까지 국가대표를 뽑으면서 각자 정해진 발수를 쏜 뒤 고득점 순으로 선발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 녹아웃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고 이는 결국 도쿄 대회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한국은 6개 종목에서 결선에 올랐지만 메달을 딴 선수는 여자 25m 권총의 김민정(은메달) 한 명뿐이었다.

한국 사격은 이번 파리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처음으로 결선 녹아웃 방식을 적용했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본선에서 잘 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쟁이 더 치열한 결선에서 마침표를 잘 찍는 게 훨씬 중요했다”며 “이후로 선수들 기록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했다.

사격과 함께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의 금메달 사냥에 앞장서고 있는 양궁과 펜싱은 오랜 시간에 걸쳐 차근차근 구축한 시스템의 도움으로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충북 진천선수촌에 파리 올림픽 사격 경기장을 똑같이 옮겨놓은 세트를 설치해 대표팀 선수들의 적응을 도왔다. 이번 대회 기간엔 경기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호텔 한 층을 통째로 빌렸다. 선수들의 이동 시간을 줄여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게 해주겠다는 배려에서다. 30일 남자 단체전 우승으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김우진은 “우리는 모든 걸 협회에 맡기고 활 쏘는 데만 집중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 펜싱은 국제무대 경험이 웬만큼 쌓이기 시작하면서 올림픽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경우다. 한국 펜싱의 올림픽 첫 금메달은 2000년 시드니 대회에 이르러서다. 김영호가 남자 플레뢰 개인전에서 땄다. 그리고 또 12년이 지나서야 금메달이 나왔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 2개, 은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세계 펜싱계를 놀라게 했다. 국제대회 출전 횟수가 크게 늘면서 경기력이 대폭 상승했다. 이전까지 한국 펜싱은 출전에 따른 비용 부담 때문에 국제그랑프리 등 1년에 여러 차례 열리는 시리즈 대회엔 많이 나가지 못했고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등 연 단위 개최 대회 위주로 출전했다.




#태극전사#사격#펜싱#양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