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연장서 3번째 ‘지도’ 받아 승패 갈려
“결승전 판정 더 신중했어야” 지적
“유도의 다음 단계를 위해선 바뀌어야 한다.”
30일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허미미(22)를 꺾고 우승한 크리스타 데구치(29·캐나다)의 말이다. 허미미가 골든스코어(연장전) 시작 2분 35초가 흐른 시점에 경기 세 번째 ‘지도(指導)’를 받으면서 이 경기는 데구치의 반칙승으로 갑작스레 막을 내렸다.
데구치는 준결승에서도 사라레오니 시지크(26·프랑스)가 지도 3개를 받으면서 반칙승을 거뒀다. 규정의 도움으로 연거푸 승리를 거둔 선수도 ‘지도 남발’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지도는 기본적으로 ‘사소한 반칙’을 저지른 선수가 받는 페널티다. 지도를 두 번 받았을 때는 승부에 아무 영향이 없지만 세 번 받으면 반칙패다. 데구치도 결승에서 지도를 두 번 받았다.
결승전을 진행한 마티외 바탈리 심판(프랑스)은 허미미가 매트에 주저앉은 상태로 오른쪽 어깨를 집어넣어 업어치기를 시도하려다 실패하자 반대쪽으로 업어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위장 공격’ 반칙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실제 공격할 의도가 없었는데 상대를 속이려고 흉내만 냈다는 뜻이다.
김미정 한국 여자 유도 대표팀 감독은 “위장 공격은 절대 아니다. 미미가 일어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계속 일어나 공격했다”면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허미미는 “(주저앉으면서 업어치기 동작을 하는 플레이 스타일이) 위장 공격으로 보일지 몰랐다. 다음에는 그런 것까지 잘 생각하고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결승전이 주는 무게감을 고려해 반칙패가 선언되는 세 번째 지도를 선언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리=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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