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2024]
섬나라 키리바시의 16세 유도 소녀
직항편 없어 이틀 걸려 선수촌 도착
‘3명 선수단’ 사진 올리며 대회 기념
우크라이나 여자 유도 대표 다리야 빌로디드(24)는 경기장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팬들 환호를 이끌어 낸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48kg급 동메달을 따낼 만큼 실력이 출중한 데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패션 잡지 ‘보그’의 표지 모델로 뽑힐 정도로 외모도 받쳐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빌로디드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파리 올림픽 57kg급 1회전 경기를 마쳤을 때는 상대 선수인 네라 티브와(16·키리바시·사진)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빌로디드가 경기 시작 6초 만에 한판승을 거뒀는데도 그랬다.
키리바시는 호주 북동쪽에 있는 인구 약 13만 명의 섬나라다. 키리바시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거리는 약 1만4000km. 직항 항공편도 없어 올림픽 선수촌에 도착하는 데만 거의 이틀이 걸렸다. 그러고는 경기 시작 6초 만에 올림픽 데뷔전을 마친 것이다.
티브와는 이번 대회 유도 참가 선수 중 최연소다. 두 번째로 어린 마리아마 코로마(18·시에라리온)보다도 두 살이 어리다. 티브와는 검은 띠를 매고 올림픽 경기에 나섰는데 실제로는 파란 띠다. 52kg급에서 57kg급으로 체급을 올린 뒤에는 국제대회에서 승리한 적도 없다.
요컨대 티브와는 ‘참가에 의의를 둔다’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회 키리바시 대표 선수 3명이 모두 그렇다. 개회식 때 기수를 맡았던 티브와는 선수촌에 있는 자국 국기 앞에서 동료 선수 2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자신의 첫 올림픽 출전을 기념했다.
수리남 배드민턴 선수 소렌 오프티(27)도 올림픽 정신 구현자로 꼽을 만하다. 그 역시 남아메리카 수리남에서 7000km를 날아왔지만 성적은 처참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스위치(28·중국)에게 0-2(5-21, 7-21)로 패했고 두 번째 경기는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다.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인 오프티는 올림픽에서 아직 한 세트도 따낸 적이 없다. 오프티는 “이번에는 좋은 점수도 몇 개 따내 다행”이라며 “개회식에서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를 볼 수 있었던 경험도 잊을 수 없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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