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세계랭킹1위)은 3일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에서 직전 세계랭킹 1위 아카네 야마구치(6위)에게 2-1(15-21, 21-17, 21-8) 역전승을 거두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 앞서 올해 두 차례 맞대결을 벌였는데 1승1패로 1승 씩을 나눠가졌다. 다만 3월 같은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는 안세영이 2-1(18-21, 21-13, 21-10)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한 바 있다.
같은 경기장에서 다시 만난 두 선수의 결말도 같았다.
안세영은 1세트 한때 스매시가 여러 차례 라인을 넘어가며 5-10까지 끌려갔다. 급격한 방향전환이 필요한 네트 플레이에서 반복해 실점했다. 연속득점으로 9-11까지 쫓아가며 1세트 전반을 마쳤다.
1세트 후반부 랠리가 길어질 수록 안세영의 철벽 수비가 빛났다. 안세영은 조급하게 공격하지 않았고 랠리를 이어가며 끊임없이 틈을 엿봤고 14-15까지 아카네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후 전매 특허인 대각 스매시가 자주 라인을 벗어나 범실이 자주나와 1세트를 14-21로 내줬다. 안세영이 이번 대회에서 내준 첫 세트였다.
2세트에는 1세트 때 라인을 벗어났던 긴 리시브가 조금씩 라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2세트 먼저 점수를 내며 앞서간 안세영은 2-4로 다시 리드를 내주자 매서운 공격 본능을 보였다. 빈틈을 보이면 사정없는 스매시를 내리 꽂으며 연속득점해 4-4 균형을 맞췄다.
반대로 이번엔 아카네의 셔틀콕이 네트 라인을 빗겨가며 승부처마다 안세영에게 득점을 안겼다. 쓸데없는 범실로 내주는 점수가 줄고 반대로 아카네의 범실로 버는 점수가 늘었다. 안세영의 자신감도 되살아났다.
아카네의 범실로 2세트 전반을 11-6로 여유있게 마친 안세영은 2세트 후반 아카네가 빈틈을 보일 때마다 자비 없는 스매시로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한때 범실이 쏠려나오며 1점차(17-16)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내주진 않았다.
아카네가 추격을 좁혀올 때마다 경기장을 찾은 한국 관중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며 안세영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안세영은 연속득점으로 달아나며 매치포인트(20-17)를 선점했다. 반복된 드롭샷 공격을 철벽수비로 막아낸 안세영은 통쾌한 직선 스매시를 날렸고 아카네의 리시브가 네트에 막히며 그대로 세트를 끝냈다.
3세트에서 안세영은 아카네의 전의를 무너뜨리는 ‘스매시 쇼’를 펼치며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되찾았다. 전매특허인 대각 스매시도 자로 잰듯 라인 위에 똑 떨어지며 3-1로 앞서갔다. 이어 드롭샷을 주고받은 직후 대각선으로 방향을 크게 넘겨 아카네의 중심을 무너뜨린 뒤 그대로 셔틀콕을 내리꽂아 공격을 성공시키며 상대의 기를 완전히 죽였다. 아카네는 범실을 쏟아냈고 안세영은 6-1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긴 랠리 뒤 몸쪽을 공략한 안세영의 파워 스매시를 받아내지 못한 아카네는 코트 위에 대자로 뻗어 허공을 보며 가뿐 숨을 몰아쉬었다. 넉넉한 11-5 리드로 3세트 전반을 마친 안세영은 후반에서도 그물망 수비로 아카네의 모든 공격을 받아내는 ‘쇼’를 이어갔다. 안세영은 후반 아카네에게 3점만 내준 채 20-8 매치포인트를 선점했다. 아카네의 실점으로 안세영은 21-8로 그대로 경기를 끝낸 뒤 관중석을 향해 포효했다.
안세영의 4강 상대는 랏차녹 인타논(태국)-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 중 승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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