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25m 권총서 한국사격 세번째 金
“여기서 끝 아니라 더 높은곳 오를것”
사격 25m 권총은 한국이 세계 기록과 올림픽 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종목이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사이트 ‘마이인포’의 해당 종목 소개 부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름은 결선 세계 기록(42점) 보유자 김예지다. 바로 아래엔 2021년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김민정(38점)의 이름이 있다. 그리고 파리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양지인(21)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해당 페이지는 태극기로 가득 차게 됐다.
양지인은 3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여자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개최국 프랑스의 카밀 예드제예스키를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한국 선수가 이 종목 금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의 김장미 이후 12년 만이다.
본선 6위(586점)로 결선에 진출한 양지인은 급사로 치르는 결선에서 경쟁자들을 모두 물리쳤다. 이 종목 급사는 결선에 오른 8명이 일제히 한 시리즈에 5발씩, 모두 세 시리즈에 걸쳐 15발을 쏜 뒤 이후 한 시리즈마다 최하 점수 선수가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0.2점 이상을 쏴야 1점이 올라가고, 10.2점 미만이면 0점 처리된다.
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하던 양지인은 10번째 시리즈를 마쳤을 때 예드제예스키와 나란히 37점으로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5발씩 쏴서 더 높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가 승리하는 슛오프에 들어갔다. 예드제예스키가 첫 세 발을 모두 놓치는 사이 양지인은 착실히 점수를 쌓아 결국 4-1로 이겼다.
양지인은 성격이 대담하다. 어지간한 일에는 웬만해서 개의치 않는다. 스스로 자신의 장점이자 단점을 “대충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별명도 ‘종이 인형’이다. 이런 ‘무한 긍정’ 사고방식이 사격에는 잘 맞는다. 그가 국가대표팀 프로필에 쓴 좌우명도 “어떻게든 되겠지.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다.
무심한 그의 사격은 파리 올림픽에서도 빛을 발했다. 안방 팀 관중들이 프랑스 선수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데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양지인은 “응원을 받는 프랑스 선수가 나보다 더 떨릴 테니 나만 열심히 하려고 했다”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겠다. 4년 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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