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복싱의 간판 임애지(25)는 4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kg급 준결승전에서 하티세 아크바시(23·튀르키예)에게 2-3(28-29, 27-30, 29-28, 27-30, 29-28)으로 판정패했다. 2일 8강전에서 콜롬비아의 강자 예니 아리아스에게 승리하며 동메달을 확보했던 임애지의 올림픽 여정도 끝이 났다. 올림픽 복싱은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준결승전에서 패한 선수 2명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자신과 같은 사우스포(왼손잡이)에 아웃복서이지만 키가 7cm나 더 큰 아크바시를 상대로 임애지는 고전했다. 임애지는 빠른 스텝으로 부지런히 움직여 상대의 빈틈을 노렸지만 리치가 긴 아크바시가 임애지의 공격을 저지하며 우세한 경기를 이어갔다. 아크바시는 때때로 가드를 내리고 임애지를 향해 얼굴을 내밀고 있다가 임애지가 공격을 시도하면 재빨리 긴 팔을 뻗어 맞공격을 해 점수를 쌓았다. 1라운드부터 심판 5명 중 3명이 아크바시에게 높은 점수를 줬고 아크바시의 우세가 경기 내내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직후 임애지는 상대 코치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상대선수를 끌어안고 승부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준결승전에서 패했지만 파리 올림픽에서 임애지는 한국 복싱의 자존심을 살렸다. 2012년 런던 대회 당시 한순철 복싱대표팀 코치(40)가 은메달을 딴 이후 한국은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 또한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정식 종목이 된 여자복싱에서 한국은 2021년 도쿄 대회에 이르러서야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가 나왔다. 이때 임애지와 오연지(34)가 출전했는데 모두 첫판에서 탈락해 승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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