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셔틀콕 천재’ 안세영(22·세계랭킹 1위)에게 패한 허빙자오(27·중국·9위)가 스페인 국기 배지를 쥐고 시상대에 올랐다. 이 배지는 준결승에서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카롤리나 마린(31·스페인·4위)을 위한 것이다. 외신은 허빙자오의 스포츠맨십을 평가했다.
허빙자오는 5일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베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에게 0-2(13-21, 16-21)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빙자오는 시상대에서 은메달과 함께 스페인 국기 배지를 쥐어 보였다. 다른 선수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면서도 배지를 놓지 않았다. 배지가 사진에 잘 담기는 지 확인하려는 듯 고개를 숙여 배지를 바라보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허빙자오가 준결승 상대인 마린에게 경의를 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허빙자오는 4일 준결승에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금메달리스트인 마린의 무릎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둬 결승에 오른 바 있다. 당시 마린은 1게임을 따낸 뒤 2게임에서도 10-8로 앞서고 있었지만,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허빙자오는 코트에 엎드려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오열하는 마린에게 다가갔고, 마음을 추스른 마린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했다. 절뚝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마린을 뒤따라 걷는 모습도 보였다.
허빙자오는 스페인 국기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오른 것과 관련해 “어제(4일) 준결승 상대가 불행히도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라며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가 (스페인 국기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선) 제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며 “저는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SCM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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