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탁구 2012년 이후 최고 성적…유승민 회장 “선수들 잘 견뎌준 덕분”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10일 21시 54분


코멘트

"신유빈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안정적인 플레이 펼친다"

ⓒ뉴시스
한국 탁구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동메달 2개로 마무리한 가운데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10일(한국시각)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매치 점수 3-0으로 꺾고 동메달을 딴 뒤 유승민 회장은 “저도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잘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지도자들이 좋은 리더십을 발휘해 잘 끌고 와준 것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국 탁구는 이번 대회 혼합 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신유빈(대한항공)과 임종훈(한국거래소)가 혼합 복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왕추친-쑨잉사(중국) 조에 패배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지만,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4위)를 4-0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신유빈,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이 팀을 이뤄 동메달 획득을 일궈냈다. 준결승에서 중국에 완패했지만,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가 둘이나 있는 독일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유 회장은 “일정이 길다보니 선수들의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실망스러운 경기력도, 좋은 경기력도 있었는데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여태 본 것 중에 가장 완벽했다”며 “3명 모두 완벽했다. 하나로 똘똘 뭉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은메달 1개(남자 단체전)를 따낸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에 최고 성적이다. 한국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열린 도쿄 대회에서는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유 회장은 “협회가 변화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선수들은 대회 참가 때 각자 방을 쓸 수 있도록 한 것에 가장 만족하는 것 같다. 2인 1실을 많이 썼는데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해 각자 방을 제공했다”며 “비용은 많이 들어도 선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살짝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협회가 소소하게 보이지 않는 곳을 챙긴 것이 작은 영향이 있었겠지만, 결국 선수들이 잘 견뎌준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유 회장은 “내가 회장직을 맡고 있을 때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이런 결과를 얻어냈다. 최상의 만족은 할 수 없지만, 한 단계 발전했다는 것은 큰 수확”이라며 “내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단식, 혼합 복식, 단체전에 모두 출전한 신유빈은 3개 종목에서 모두 준결승에 진출했고,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한국 탁구에서 단일 대회에 2개 이상의 메달을 딴 선수가 나온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 이후 32년 만의 일이다.

유 회장은 “신유빈은 경기를 치를 때마다 성장한다. 이번에는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다”며 “굉장히 안정적이 됐다. 기술적으로도 흔들림이 없다. 원래 멘털이 무너지면 급해지거나 불안해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피로가 누적됐는지 중국과의 단체전 4강전에서 몸이 무거워보였는데, 하루 쉬니까 다시 제 실력이 나왔다. 지난해 아시안게임과 비교해 삼박자인 정신, 체력, 기술에서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한 이은혜, 전지희에 대해서도 칭찬을 늘어놨다.

유 회장은 “이은혜의 가능성을 봤다. 저렇게 저돌적으로 잘 쳤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며 “전지희는 무릎 등에 부상이 있는데, 스스로 몸 관리를 잘 한다. 이전에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했지만, 갈수록 후배들을 챙기며 리더가 됐다. 단식에서 조기 탈락했는데, 잘 이겨내고 맏언니로서 훌륭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 탁구가 침체돼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이번 대회를 통해 딛고 올라섰다.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을 믿었다”며 “오 감독님처럼 여자 선수들을 오래 가르쳐 본 분이 없다. 외국에서 인정할 정도의 지도자였다. 선수들이 이렇게 똘똘 뭉쳐서 하는 것을 처음 봤는데, 오 감독님의 리더십 덕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침체기를 겪으면서 한국 탁구는 스타의 탄생을 기다렸다. ‘신동’으로 주목받았던 신유빈이 성장하면서 한국 탁구는 스타를 얻었다.

유 회장은 “스타 마케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스타가 있으면 우리 종목에 다양한 지원이 들어온다. 종목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며 “신유빈이라는 스타가 등장한 것을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이전에 몇 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신유빈이 실력보다 귀여움 등 외적인 관심도가 높았다. 하지만 유빈이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실력을 보여줬다. 진정한 스타가 됐다”고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됐던 유 회장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8년의 임기를 마친다.

임기의 마지막은 탁구 여자 단체전 시상이다.

유 회장은 “하고 싶다고 밀어붙였다. 우리나라의 동메달 획득을 확신했다”며 “오후 8시에 선수위원 총회 일정이 있는데 나가지 않고 시상자로 시상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리=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