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성승민(21)이 한국 근대5종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여자부 경기가 도입된 이후 아시아 선수로도 첫 메달이다.
성승민은 11일 프랑스 베르사유 베르사유궁전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근대5종 여자부 결선에서 총점 1441점으로 동메달을 따돌냈다. 세계 신기록(1461점)을 세운 우승자 헝가리 미셸 굴리아스(24)와 20초 차이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한국 근대5종은 2021년 도쿄 대회 남자부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전웅태(29)에 이어 2회 연속 메달리스트를 배출해냈다. 성승민은 도쿄 때 김세희(29)가 세웠던 한국 여자 최고 순위(1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첫 여자 메달리스트가 된 성승민은 대회 뒤 “무엇이든 처음은 중요하다. 첫 메달리스트가 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금발로 염색을 한 채 이번 대회에 나선 성승민은 자신의 동메달을 보며 “4년 뒤엔 메달을 금색으로 염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성승민은 이날 선두 프랑스 엘로디 끌루벨(35)보다 31초 늦은 3위로 마지막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출발했다. 2번째 사격에서는 8.4초 만에 5발을 모두 적중시키며 한때 2위로 치고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날 앞서 자신이 취약한 승마에서 300점 만점을 받은 게 메달레이스의 원동력이 됐다. 성승민은 수영에서도 전체 2위를 했다.
수영 선수로 대구체육중에 입학한 성승민은 선생님의 권유로 1학년 때 바로 근대5종으로 종목을 바꿨다. 중학교 2,3학년 때 연이어 전국소년체육대회 정상을 차지한 성승민은 대구체육고 1학년인 2019년에는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3관왕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개인전 입상은 놓쳤지만 선배들과 단체전 동메달을 합작했다. 부족한 승마, 펜싱에서 실력을 보완하면서 올 6월에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근대5종은 △펜싱(에페) △수영(자유형 200m) △승마(장애물 경주) △육상(3㎞ 크로스컨트리) △사격(10m 레이저건)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현재 육상과 사격을 ‘레이저런’으로 묶어 진행한다. 근대5종은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이 고안해낸 종목이다. 이번 올림픽이 열린 파리는 쿠베르탱 남작이 고향이기도 하다. 한국 여자 최초로 3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은 김선우(28)는 이날 1410점으로 8위를 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13위, 2021년 도쿄 대회 17위를 넘어 개인 최고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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